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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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료 없어요”… 김현수·이대호, ML ‘노크’

윈터미팅 오늘부터 4일간 美 네슈빌서 열려
이제는 자유계약선수(FA) 김현수(27)와 일본파 이대호(33) 차례다.둘은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에 진출한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나 무산된 손아섭·황재균(롯데)과는 달리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서 홍보한 뒤 관심을 보이는 구단과 직접 협상을 벌인다. 특히 김현수와 이대호는 실력을 검증받았고 이적료 없이 이동할 수 있는 가벼운 몸이라 적지 않은 구단들의 구미를 당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윈터미팅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단장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단장들은 물론 구단 관계자와 에이전트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FA 계약, 트레이드 등 선수 이동이 활발히 이뤄진다. 현안을 두루 논의하는 이번 윈티미팅은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다. 

김현수
현재로서는 김현수가 가장 앞서가는 분위기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 1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김현수의 신분조회를 요청했다. 김현수에 관심을 보인 구단이 있다는 얘기다. 지난 6일 에이전트를 미국으로 보낸 김현수는 국내 일정을 마무리하는 대로 미국으로 건너갈 계획이다.

김현수를 원하는 구단도 구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미국의 폭스스포츠는 7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박병호에 이은 또 다른 한국인 타자 김현수를 오래 지켜봤다. KBO 리그 두산에서 9년을 뛰어 현재 FA 자격을 갖춘 외야수”라고 소개했다. 오클랜드를 비롯해 볼티모어 오리올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 몇몇 구단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김현수는 “에이전트가 이미 미국으로 출국했다. 윈터미팅에서 뭔가 결과물이 나오지 않겠느냐”며 “내가 에이전트에게 특별히 요구한 사항은 없다. 시즌 뒤 예년처럼 편하게 지내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김현수는 2006년 데뷔 이후 10시즌 동안 타율 0.318에 142홈런, 771타점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에도 타율 0.326을 마크했고 28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정교함과 꾸준함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데다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만만찮은 장타력을 뽐냈다는 점이 돋보인다. 또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프리미어12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국제용’ 타자임을 입증했다. 27살의 젊은 나이에 김현수 정도의 풍부한 경험을 갖춘 타자는 드물다. 강력한 체력과 근성도 메이저리그 연착륙 전망을 밝히는 요소로 꼽힌다. 

‘빅보이’ 이대호가 2015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 참석하기 위해 7일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며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인천공항=연합뉴스
이대호는 7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그는 출국 기자회견에서 “에이전트로부터 메이저리그 4~5개팀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본 무대에 연착륙한 것처럼 메이저리그도 적응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방망이는 물론 수비도 자신 있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나이와 주루·수비가 약점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어떤 공에도 대처할 수 있는 부드러운 스윙과 더불어 장타력도 준수한 만큼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대호는 2001년 롯데에 입단해 2011년까지 1150경기에 나서 타율 0.309, 225홈런, 809타점을 올리며 한국 무대를 평정했다. 2012년 FA 자격을 얻어 일본에 진출한 그는 한국보다 수준이 높은 일본에서도 2012년부터 올해까지 4시즌 동안 570경기에서 타율 0.293, 98홈런, 348타점을 올렸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2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또 올해 일본시리즈에서는 16타수 8안타, 2홈런, 8타점을 기록하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었다.

유해길 선임기자 hky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