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상최대 규모의 분양물량이 쏟아진 가운데 건설사들의 분양 마케팅도 치열하다. 이 가운데 건설사들마다 자사의 아파트를 한눈에 구별할 수 있도록 색깔 차별화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6월 비슷한 시기에 분양 삼파전이 있었던 수원 광교신도시에서는 마케팅을 하는 직원들의 옷 색깔만 봐도 구별이 가능할 정도였다. C3블록에서 분양한 ‘광교 아이파크’는 은회색과 붉은색이 브랜드 컬러를 마케팅에 활용했으며, C4블록의 ‘광교 더샵’은 자사의 BI색인 ‘블루 바이올렛’에서 차용한 푸른색 계열을 활용했다. B3•4블록에서 선보인 ‘e편한세상 테라스 광교’는 오렌지색과 브라운 컬러 등으로 리플렛이나 마케팅 직원들의 옷, 기념품 등에 적용하는 모습이었다.
멀리서 보아도 한눈에 들어오는 색으로 어떤 업체의 직원인지 알 수 있을 정도였으며 각각 눈에 띄는 색깔과 의욕적인 마케팅활동으로 선거전을 방불케 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사실 색깔은 눈에 바로 띄고 즉각적으로 인지되기 때문에 다른 건설사들과 차별화시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건설사들은 분양 마케팅 시 자사의 브랜드 고유컬러를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단순히 브랜드 색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사전마케팅의 전략에 따라 색을 변형하기도 한다.
현대건설이 이달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에 단독으로 첫 선보이는 ‘힐스테이트 중앙’은 현대건설의 고유의 색인 와인색을 통해 마케팅활동을 펼치고 있다. 안산시의 경우 올해까지 ‘푸르지오’ 아파트만 14개 단지 1만2700여 가구가 공급돼 있는 곳으로 현대건설의 와인색을 통해 이미지를 부각 시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9일 1순위 청약을 받는 힐스테이트 중앙의 모델하우스에서는 현대건설의 와인색이 레드와인과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 주말 3일간 모델하우스 방문 고객들을 대상으로 와인 시음회를 진행했다. 시음회에서는 소믈리에를 통해 와인정보를 제공하며 간단한 다과와 고급 와인 전시회도 함께 진행된다. 아울러 오픈 3일간 선착순으로 와인색 장바구니를 지급해 안산시 전역에 와인색 물결을 일으킨 바 있다.
현대건설 분양관계자는 “와인색 컬러는 녹색톤 일색이었던 안산시에서 차별화될 수 있는 색이기 때문에 가시성이 좋아 마케팅을 하는데 있어 도움이 되고 있다”며 “안산지역 첫 단독으로 공급되는 브랜드인 만큼 수요자들의 관심도 높다”고 설명했다.
롯데건설이 지난 9월 서울 동대문구 전농11구역에 선보인 ‘동대문 롯데캐슬 노블레스’는 사전 마케팅에서 활용하는 색을 기존의 롯데캐슬의 브랜드 BI색인 황금색과 자주색의 혼합색 대신 하늘색과 비슷한 푸른색 계열로 선택했다. 같은 지역에서 비슷한 시기에 분양하는 힐스테이트의 고유 색인 버건디 색과 차별화를 위해서다.
리플렛과 광고전단은 물론 직원들의 의상도 모두 파란색으로 맞췄다. 롯데캐슬의 브랜드 BI색인 황금색과 자주색의 혼합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유는 앞서 분양하는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청계’와 구별짓기 위한 것.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청계는 힐스테이트 브랜드 고유 색인 붉은색 계열인 버건디 색으로 마케팅을 나섰다. 비슷한 붉은 색 계열로 자칫하면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
컨소시엄 아파트들의 경우 한가지 브랜드색만을 내세우기 어려운 경우 다른 색을 선택하기도 한다. 지난 9월 분양에 나선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는 마케팅에 보라색을 사용했다. 삼성물산의 옥빛에 가까운 녹색과 현대건설의 버건디색을 내세우기 보다는 전략적으로 중도적인 보라색을 취한 것이다.
강태욱 우리은행 부동산 자문위원은 “보통 1~2개월 정도 진행되는 사전 영업시 고객들에게 눈에 띄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주된 색을 고르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한 일”이라며 “올해 분양물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한 지역에서 동시에 분양이 겹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 업체들마다 자신들의 특징을 한눈에 내세울 수 있는 색깔 선정에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