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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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의 힘·실천의 힘 길러 ‘창의적 인재’ 키운다

‘창의지성 교육도시’추진 경기도 화성
경기도 화성시는 보통 작은 대한민국으로 불린다. 서울시보다 1.4배 큰 688㎢의 넓은 면적에 전통적인 농·어촌과 도시가 산재해 있으며, 주민 간 반목이 심하다. 여기에 동탄 1, 2신도시 등 신도시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급속한 도시화와 양적 팽창으로 계층별 갈등까지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철이면 영호남 이상으로 지역별 편차가 크게 나오는 게 같은 이유다.

민선 6기가 시작되면서 지역·계층·세대 간 사회통합을 통한 행복공동체를 목표로 심혈을 기울여온 핵심사업이 ‘창의지성 교육도시’다. 시정 구호도 ‘길이 열리는 화성시의 올곧은 지성, 차세대 리더를 키워나가겠습니다’로 교육에 방점을 찍었다. 기초자치단체가 ‘교육’을 시정의 핵심으로 내세운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고취시켜 공동체 실현을 이루겠다는 의지다.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창의지성교육’과 일반인 중심의 ‘평생학습도시’ 육성을 양대 축으로 삼고 있다.

화성시 내 한 창의지성교육 모델학교에서 학생들이 토론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창의지성 교육의 메카

창의지성 교육은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재직 시절 내놓은 ‘혁신교육’ 정책 가운데 하나다. 이를 통해 화성시 미래의 기틀을 다질 수 있다고 판단한 채인석 시장은 2012년부터 올해까지 7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지원, 화성시 상황에 맞는 형태로 발전시켰고, 전국의 다른 시·군이 앞다퉈 벤치마킹하는 모델이 됐다. 채 시장은 “창의지성 교육은 지성교육을 통해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이라며 “지성교육은 인류의 다양한 지적 전통이나 문화적 소양, 경험과 체험, 사회적 실천을 바탕으로 생각의 힘을 키워나가는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핵심은 작은 학급을 통한 ‘4-텍스트’ 수업방안이다. ‘4-텍스트’는 창의지성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4가지 영역이자 교재로, 독서·감상토론과 문화예술작품, 경험과 실험, 사회적 실천 4가지를 의미한다. 이들 4가지 영역이자 교재는 2012년 4월 창의지성교육의 연구·개발과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문을 연 창의지성교육 지원센터에 의해 마련돼 모델학교에서 운영 중이다. 모델학교는 창의지성교육을 현장화하기 위해 지원에 따른 선정방식으로 결정됐으며, 2012년 23개교(초19·중3·고1)에서 2013년 42개교(초34·중6·고2), 2014년 104개교(초72·중29·고3), 2015년 119개교(초74·중28·고17)로 확대됐다. 내년에는 136개교에서 이 교육제도를 운영한다.

방과후나 방학을 이용하지 않고 정식 교과과정에 ‘4-텍스트’를 연계하는 방식이다. 독서·감상 토론의 경우 국어시간에 동서고금의 명저를 읽게 한 뒤 토론을 하며 저서에 깔려 있는 보편적인 철학과 사상 등을 익히고 동료들의 생각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문화예술교육과 경험과 실험, 사회적 실천도 교과와 연계해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하고, 실천하며 토론을 통해 정립하는 형식이다. 이 교육은 소규모여야 효율적이기에 학생수를 25명 내외로 하는 소학급 운영이 기본이다. 화성시가 창의지성교육에 쏟은 예산만 올해까지 744억원을 넘는다. 2012년 시작된 창의지성교육에 의해 2013, 2014년 대한민국 100대 주요 교육과정 우수학교에 관내 학교 5곳이 선정됐고, 2년 연속 대한민국 교육박람회에 경기도 대표로 뽑혀 공교육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6년 9월 개소 예정인 동탄 중앙초등학교 내 복합화 시설 조감도.
◆교육부 지정, 평생학습도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창의지성교육이 화성시의 평생학습제다. 평생학습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원하면’ 학습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 구축이 핵심이다. ‘시민이 주인되어 더불어 사는 행복공동체 조성’을 위해 2007년 ‘평생학습도시 조성 기본계획’을 수립한 화성시는 2009년 평생학습센터를 개소하고 평생학습 중심대학 운영에 나섰다. 채 시장 체제 후 ‘더 나은 삶의 길을 여는 평생학습도시’를 내걸고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길’은 영어 단어 Glocaliting(지역 평생학습프로그램 특성화)과 Integrating(지역평생학습체제 통합화), Leading(평생학습공동체 활성화)의 첫자를 딴 영자‘GIL’의 우리말 소리이기도 하다.

화성시 평생학습교육의 ‘전략’을 나타내는 ‘GIL’은 한마디로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원하면’ 배울 수 있게 한다는 말로 요약된다. 이 ‘GIL’의 대표적 사업이 2012년부터 시작한 행복학습사랑방 조성과 평생학습 동아리클러스터, 학습희망계층을 위한 ‘휴마트’ 교육 사업이다. 행복학습사랑방 조성사업은 ‘배움나눔’사업의 하나로 관내 마을경로당 25개소와 작은도서관 7개소를 지역공동체 중심이 되도록 학습거점 공간화했다. 학습희망계층을 위한 ‘휴마트’는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2012년 관내 택시 3개사 기사 230여명을 대상으로 4개월간 인문학 강좌를 제공해 전국적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마을별, 계층별 동아리를 만들어 산학연과 연계된 학습프로그램을 제공해 2013년 제2회 대한민국 평생학습박람회 동아리 사례발표 장려상과 경연대회 특별상을 거머쥐었다. 이 같은 활동으로 화성시는 2013년 교육부로부터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와 함께 ‘학교시설복합화’ 사업도 화성시 교육정책의 대표적 자랑거리다. 학교시설복합화는 학교 운동장에 도서관과 어린이집, 문화센터 등 교육·문화·복지·체육시설을 설치해 주민들이 학생들과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시설이다. 화성시는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 시도하는 이 복합시설을 2018년까지 4곳의 초·중학교에 개소할 계획이다.

화성=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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