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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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男 더 먹고, 女 덜 먹는다

50세 이상은 탄수화물을 덜 먹고 칼슘과 비타민D 섭취를 늘려야 한다는 정부의 공식 권고가 나왔다. 30∼64세 남성은 필요보다 에너지를 더 많이 섭취하는 반면, 15∼29세 여성은 필요보다 덜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의 탄수화물 적정 섭취 비율이 하향 조정됐다. 단백질은 변화가 없었고 지방은 성인에서 조금 높였다. 또 가공품 섭취가 늘어나면서 설탕 등 첨가당을 비롯, 포화·트랜스지방산의 적정 섭취량을 신설했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영양관리법 제정에 따라 '201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을 마련했다. 그간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은 학회 등 민간차원에서 추진해왔지만 2010년 법제정으로 올해부터 5년마다 국가차원에서 섭취기준을 정하기로 했다.

대상 영양소는 총 36종으로 ▲에너지 및 다량영양소 8종 ▲비타민 13종 ▲무기질 15종이다. 에너지 필요추정량(권장섭취량)은 연령, 신장, 체중 및 신체활동수준을 고려한 추정 공식을 이용해 산출했다. 체격 등의 변화를 반영해 남자 6~8세, 9~11세, 12~14세, 여자 9~11세 등 일부 소아·청소년 연령군에서 상향했다.

◆男 15~18세 vs 女 19~29세 가장 많이 필요

남성의 필요량은 15~18세가 2700㎉으로 가장 많고, 여성은 19~29세때 2100㎉로 정점을 찍었다. 우리 국민의 평균 에너지섭취량은 에너지필요량과 대체로 유사했지만 남자 1~8세, 30~64세, 여자 9~11세에서 100~225kcal 많았다. 반면 남자 청소년(12~18세)과 여자 15~29세는 낮은 편이었으며(110-150kcal), 75세 이상은 남녀 모두 섭취량이 적었다.

에너지적정비율의 경우 ▲탄수화물은 하향(55~70%→55~65%) ▲지질은 19세 이상에서 상향조정(15~25%→15~30%) ▲단백질은 7~20%를 유지했다. 탄수화물은 총 에너지섭취량의 70% 이상을 섭취하면 당뇨병, 대사증후군 등의 건강위험이 증가한다는 보고에 근거해 탄수화물 적정비율을 낮췄고 이에 따라 지질의 비율을 높였다.

◆탄수화물 과다 섭취, 당뇨병·대사증후군 등 건강위험 ↑

일본과 중국·미국 등 외국의 경우도 탄수화물의 적정비율이 최대 65%였다. 특히 총당류는 총 에너지섭취량의 10~20%이내, 그 중에서도 식품조리 및 가공에 사용하는 설탕이나 시럽 등의 첨가당은 10% 이내로 섭취할 것을 권장했다. 가공식품 섭취 증가와 최근 발표된 WHO의 당 섭취 기준을 고려해 섭취기준을 정했다.

우리 국민의 총당류 평균 에너지섭취비율은 9.7~19.3% 수준으로 권장섭취기준을 넘지는 않았지만 낮은 연령대일수록 높은 경향을 보였다. 지질의 에너지적정비율 상향조정은 현재 섭취량보다 증가를 권장한다는 것이 아닌 탄수화물 비율 조정에 따른 것이다.

총 에너지섭취량 중 15~30% 범위에서의 섭취를 권장하는 것으로 지질 중에서도 콩과 견과류에 많은 오메가-6 지방산의 적정비율을 8%에서 10%로 올렸다. 반면 아동·청소년(3~18세)의 포화지방산 및 트랜스지방산의 에너지 섭취비율은 각각 8% 미만과 1% 미만으로 새롭게 제정했다. 포화지방산이나 트랜스지방산을 과다 섭취하면 뇌·심혈관계질환 등 만성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어서다.

에너지 섭취비율 현황을 보면 에너지적정비율 기준 대비 50세 이상에서 남녀 모두 평균 탄수화물 섭취비율은 높았고 65세 이상에서 지질 섭취비율은 낮은 편이었다. 장년층과 노년층은 탄수화물 비율을 보다 낮춘 균형 잡힌 식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트랜스지방, 뇌·심혈관계질환 등 만성질환 위험 높여

이밖에 기타 영양소 중 칼슘은 50세 이상 여자에서 폐경으로 인한 골손실 및 골절 예방을 고려해 권장섭취량을 하루 700㎎에서 800㎎으로 올렸다. 우리 국민의 칼슘 섭취기준 대비 평균 섭취량은 6세 이상 남녀 모두에서 낮았다.

특히 12~18세, 65세 이상 여성, 75세 이상 남성에서 부족했다. 비타민D는 골격 건강을 위해 혈중 비타민D가 적정수준을(20ng/㎖) 이루는 섭취량을 근거로 충분섭취량을 설정했다. 성인의 경우 하루 10㎍, 최대 100㎍다. 급원식품은 멸치·고등어·꽁치·갈치·청어 등의 생선, 달걀, 우유, 버섯류 등이다.

우리 국민 가운데 12~18세 남자 청소년의 하루 평균 에너지 섭취량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자료에 따르면 12~14세 남자의 일일 에너지 섭취량은 평균 2352㎉로 에너지 필요추정량(2500㎉)보다 크게 낮았다. 15~18세 남자의 에너지 섭취량도 2588㎉로 에너지 필요추정량(2700㎉)에 미치지 못했다. 여자의 경우 15~29세에서 에너지 섭취량이 다소 낮은 편이었다. 15~18세는 1886㎉로 에너지 필요추정량(2000㎉)보다 적었고, 19~29세도 1949㎉로 필요추정량(2100㎉)에 미달했다.

◆75세 이상 노년층, 에너지 섭취량 부족

75세 이상은 남녀 모두 섭취량이 적었다. 남자의 경우 필요추정량은 2000㎉지만 실제 섭취량은 1812㎉에 불과했다. 여자의 섭취량은 1345㎉로 필요추정량(1600㎉)보다 크게 떨어졌다. 반면 남자 1~8세, 30~64세와 여자 9~11세는 에너지 섭취량이 다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50세 이상 남녀 모두는 탄수화물 섭취비율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50~64세 남자의 탄수화물 섭취량은 전체 에너지 섭취량의 67.8%, 50~64세 여성은 69.6%였다. 또 65세 이상 남자의 탄수화물 섭취비율은 72.1%, 여성은 76.4%에 달했다. 이는 다른 연령대가 60% 초반을 유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50대 이상 중장년층, 탄수화물 섭취 줄여야

복지부는 총 에너지 섭취량의 70% 이상을 탄수화물로 섭취하면 당뇨병·대사증후군 등의 건강 위험이 증가한다는 보고에 근거, 탄수화물 적정비율을 55~70%에서 55~65%로 하향 조정했다. 외국의 경우 탄수화물 에너지 적정비율은 ▲일본 50~65% ▲중국 50~65% ▲미국 45~65% 등이다.

전문가들은 "50세 이상에서는 총 에너지 섭취량에서 차지하는 탄수화물 비율을 보다 낮춘 균형 잡힌 식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