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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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유예 예상했던 이재현 측, 즉시 대법원 '재상고'뜻 밝혀

파기환송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날 것을 예상했던 이재현(55) CJ그룹 회장이 원심에 비해 형이 다소 낮아졌지만 징역형을 선고받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대법원에 재상고하겠다고 밝혔다.

15일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이원형)는 1600억원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 대해 "엄벌에 처해 재발을 방지하고 민주주의적 경제질서를 확립해야 한다"며 징역 2년6개월과 벌금 252억원을 선고했다.

당초 2심은 징역 3년형을 선고했으나 지난 9월 대법원이  배임에 대한 가중처벌이 잘못됐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주식회사 팬재팬 명의로 빌딩을 매입하면서 일본 자회사인 CJ재팬 주식회사에 연대보증을 서게 해 회사에 392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가 아닌 일반 배임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고 직후 이 회장 측 안정호(47·사법연수원 21기) 김앤장 변호사는 "수형생활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실형이 선고돼 막막하고 당혹스럽다"며 "재상고해서 다시 대법원의 판단을 받겠다"고 했다.

안 변호사는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가 충분히 반영돼 좋은 결과가 나올거라고 생각했다"며 "(유죄가 인정된) 형법상 배임부분을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다툴 것"이라고 했다.

당초 이 회장은 집행유예 등 좋은 결과가 나올 경우 그 동안의 심경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취재진에게 밝히겠다고 했으나 실형이 선고되자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법원을 빠져나갔다.

이 회장은 1심 재판이 진행되던 2013년 8월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은 뒤 신장이식수술을 받았지만 거부반응을 보여 불구속 상태로 치료를 받으며 재판을 받아왔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지난달 18일 이 회장에 대해 8번째 구속집행정지 연장 결정을 내려 이 회장은 내년 3월21일 오후 6시까지 구치소가 아닌 서울대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