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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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한 CJ "그룹 위기 극복할 길 잃어"

총수 부재로 경영차질 불가피
전경련 “기업인 사기저하 우려”
CJ그룹이 패닉에 빠졌다. 이재현 회장이 15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자 CJ그룹은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며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CJ그룹은 이 회장의 집행유예를 기대하며 연말 임원인사까지 미룬 채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이번 판결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CJ그룹 관계자는 “수감 시 생명이 위독한 건강상태임에도 실형이 선고돼 매우 안타깝고 참담하다”며 “그룹의 위기상황을 극복할 길을 잃은 것 같다”고 말했다.

CJ그룹은 총수 부재로 그동안 대규모 투자 결정 등이 이뤄지기 어려웠다며 이 회장이 건강을 회복하고 경영에 복귀하기를 고대했다.

실제로 CJ는 최근 3년간 연간 투자·고용 계획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CJ그룹의 경영이 안갯속에 빠진 것은 최종 결정권자인 이 회장의 공석 때문이다. 지난해 투자도 역대 최저에 그쳤다. 이 회장 구속 이후 CJ제일제당, 대한통운, CJ오쇼핑 등 주요 계열사의 굵직한 M&A(인수합병)건은 대부분 보류되거나 중단된 상태다.

대한통운 물류허브 구축 사업비 3000억원 가운데 지난해 몫으로 책정됐던 2000억원이 쓰이지 못했고, 1000억원 규모의 CGV 국내외 신규사이트 투자도 무산됐다. CJ오쇼핑의 물류복합센터 건립 등도 보류됐다. CJ그룹은 지난해 연초 2조40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으나, 실제 집행된 것은 80에 불과한 1조9000억원뿐이었다. 경영 공백이 시작된 2013년에도 당초 투자 계획 3조2400억원의 80 수준인 2조5600억원만 집행됐다.

이상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원사업실장(상무)은 “이 회장에 대한 실형 선고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며 “우리 경제가 매우 엄중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번 판결로 자칫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는 기업인의 사기가 저해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김기환·황계식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