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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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부산서 독자세력화 깃발… 신당 밑그림 착수

탈당 이틀 만에 ‘로켓 행보’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15일 고향 부산을 방문해 독자세력화의 깃발을 들었다. 신당 창당을 위한 준비를 본격화하는 동시에 경쟁자인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공세의 포문을 열기 시작했다. 탈당한 지 이틀만으로, ‘로켓 발진’을 연상시킬 정도로 발빠른 행보다.

안 의원은 이날 부산지역 기자단과의 오찬과 티타임, 지역방송사 인터뷰, 청년창업가 간담회, 지역 보육시설 방문 등 무려 6개 일정을 소화했다. 부산을 세력화의 지지기반으로 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부산서 세력화… 내일은 광주행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15일 오전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뒤 첫 지방 일정으로 고향인 부산을 찾아 김해공항을 빠져나가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그는 부산지역 정치부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새정치연합은 평생 야당하기로 작정한 당”이라며 공동창업주로 만든 당을 우선 공격했다. “개혁, 혁신하는 척만 하지 더 큰 혁신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자신의 탈당을 비난하는 새정치연합 주류를 겨냥해선 “다른 사람을 무조건 배척하는 것이 집권과는 멀어지는 그림”이라며 “물이 천천히 뜨거워지면 따뜻해 안락하게 있다가 물 온도가 올라가서 죽는 냄비 속 개구리가 되는 것은 아닌가”라고 비꼬았다.

특히 ‘순혈주의’를 강하게 질타했다. “DJ(김대중 전 대통령)도 JP(김종필 전 총리)와 연합해 집권하고 노무현(전 대통령)도 정몽준(전 대표)과 손을 잡아 집권할 수 있었는데도, 오히려 생각이 다른 사람을 ‘새누리당’이라고 배척한다”며 “절대로 집권할 수 없고 집권해서도 안 된다”고 퍼부었다.

또 문재인 대표를 성토했다. “항생제가 필요하다고 할 때는 주지 않다가 상태가 나빠져 이제 수술이 필요한 상황인데 항생제를 주겠다고 하는데 병이 나을 수가 있겠느냐”고 쏘아붙였다. “탈당 기자회견을 하기 5분 전까지 문 대표가 한마디 하기를 바랐지만 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신당 창당 계획의 일단도 밝혔다. 그는 △부패에 대해서 막말이나 갑질에 대해서 단호한 사람 △순혈주의, 폐쇄주의, 온정주의 등 이분법적인 사고를 가지지 않은 사람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보수 등 ‘인재영입 3원칙’을 제시했다.

만약 내년 2월 15일 이전까지 ‘안철수신당’을 창당하고 의원 20명을 확보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면 국회 운영에서 독자목소리를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대 87억원의 국고보조금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창당은 2월 중순까지 완료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창당을 위한 실무 준비도 이뤄지고 있다. 안 의원 측 인사에 따르면 최근 대선캠프 출신 인사와 의회 보좌진 등 10여명이 창당 실무모임을 가동했다. 모임에는 이태규 정책네트워크 ‘내일’ 부소장과 박인복 새정치연합 전략홍보본부 부본부장, 박왕규 ‘더불어 사는 행복한 관악’ 이사장, 김경록 경희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등이 참여 중이다.

이날 발표된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내일 총선 투표시 지지 정당’을 물은 결과 ‘안철수신당’이 18.6%로 높게 나타났다. 새정치연합은 23%였다.

안 의원은 오는 17일 광주, 다음주 대전을 방문하는 등 전국 순회를 할 계획이다. 17일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새정치연합 원외인사 3명과 당원 1000여명이 집단탈당할 예정이다.

김용출 기자 kimgij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