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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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자 100명 중 5명이 남성, 女손님에게 당한 대리기사도

성폭력 피해자 100명 중 5명은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남성 피해자 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가운데 피해 남성의 상당수는 '성폭력 피해자는 여성·아동만 해당한다'는 잘못된 인식으로 2차 피해를 입는 사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17일 여성가족부는 남성 성폭력 피해 현황과 피해 사례, 2차 피해 상황 등을 담은 '성인남성 성폭력 피해자 지원 안내서'를 만들어 여가부 산하 성폭력 피해자 지원센터인 해바라기센터에 배포했다.

남성 성폭력 피해자 지원에 관한 정보를 담은 안내서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 성폭력 피해자 5.1%가 남성…해마다 늘어

이 안내서에 따르면 경찰청이 집계한 성폭행 피해자 중 남성 비율은 2011년 3.8%에서 지난해 5.1%로 3년 새 1.3%포인트 증가했다.

남성 피해자 수는 2011년 749명, 2012년 828명, 2013년 1021명, 2014년 1066명으로 3년 새 42.3% 급증했다.

21세 이상 성인 남성 피해자는 2011년 474명, 2012년 450명, 2013년 538명, 2014년 603명으로 3년사이 27.2% 증가했다.

◇ 남성성폭력 피해 강제추행-강간의 순

남성 피해자의 피해 유형을 보면 강제 추행이 60%로 가장 많았고 강간이 20% 이상으로 그 뒤를 이었다.

피해 사례를 보면 가해자가 같은 직장의 여성 상사이거나, 대리운전기사나 택시기사가 여성 손님을 태웠다가 성폭력을 당한 사례 등도 있다.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목욕탕 장면을 촬영하다가 일반인의 알몸이 그대로 노출된 것도 성폭행의 일종으로 언급됐다.

◇ 피해 남성 70%가 타인 혐오, 17%는 신변안전 두려움 호소

피해자들은 신체적인 피해와 함께 심리적 피해를 호소했다.

여가부가 2013년 실시한 성폭력 실태조사에서 '평생 신체적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었던 피해자의 일상생활 변화' 항목에서 남성 응답자의 70.3%가 '타인에 대한 혐오'를, 17.3%가 '신변 안전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됐다고 답했다.

또 올해 상반기 여가부가 운영하는 성폭행 피해자 지원센터인 해바라기 센터를 찾은 남성 성폭력 피해자의 53%가 '우울·불안'을 호소했고, 26%는 '분노'를 표출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