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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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력 해운·자동차산업, 美·中·日에 수익·성장성 뒤져

원가비중 커 경쟁력 취약
해운·자동차 등 국내 주력 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2011년 이후 경쟁국인 미국과 중국, 일본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국 대비 매출에서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큰 탓인데, 이런 비효율적인 비용구조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국제 경쟁력을 높일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17일 발표한 ‘대한민국 주력산업의 글로벌경쟁력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이후 한국은 주력 산업인 화학, 철강, 전기·전자, 자동차, 해운에서 기업의 매출 증가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경쟁국인 미국과 일본, 중국의 기업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들 4개국 간 해운 기업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을 살펴보면 한국은 2010년 40.08%에서 2014년 -16.53%로 하락해 4개국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1년 한국과 함께 역성장을 했던 일본과 중국은 이후 ‘플러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 2012년 반등했다 2013년부터 다시 마이너스 성장에 돌입했다.

전기·전자에서 한국은 2010년 25.55%로 4개국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으나 지난해에는 4.10%로 내려앉아 미국(5.94%)과 일본(6.68%), 중국(9.84%)에 추월을 허용했다. 2010년 중국(40.10%)에 이어 두번째인 23.03%의 증가율을 보였던 자동차도 작년 -0.36%로 하락해 최하위를 기록했다. 화학 역시 2010년 20.51%로 두번째로 높았으나 2014년 -1.61%로 꼴찌로 밀려났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 회복속도 역시 경쟁국보다 더디다. 철강에서는 2010년 5.92%로 가장 높았으나 2014년 3.96%로 하락해 미국(6.55%)·일본(5.27%) 다음이었다. 자동차는 지난해 3.77%로 2010년(7.54%)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일본(5.91%)이 앞서나가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신현한 연세대 교수는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는 원인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매출 원가율을 들었다. 화학에서 미국의 매출 원가율은 약 30%대로 낮은 수준이지만 한국은 60%를 넘어섰다. 신 교수는 “우리는 주력 업종에서 경쟁국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매출 원가율을 보이는 반면 낮은 판매관리 비율을 갖는 비효율적인 비용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이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글로벌 경쟁에서 계속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