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10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WTO 정보기술협정(ITA) 확대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타결은 지난 7월 201개 품목리스트를 정한 이후 해당 품목별 관세철폐기간을 최종적으로 확정한 것이다. 미국, 일본, 중국, 유럽연합(EU) 등 53개 참가국들은 국내 절차 완료를 전제로 내년 7월1일부터 매년 단계적으로 관세를 인하해, 늦어도 2023년에는 관세를 철폐할 계획이다.
이번 ITA 확대협상은 기존 ITA 이후 20년 만에 다자간관세철폐협상이 타결된 것으로 세계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평가다. 호베르토 아제베도 WTO 사무총장은 “201개 품목의 교역규모는 전세계 상품교역의 10%에 해당하는 1조3000억달러(약 1530조원)에 이른다”며 “ITA 확대협상 타결로 IT 제품 가격 인하는 물론 일자리 창출과 전세계 경제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의 경우 이번 협상 타결로 수출은 5억9000만달러, 수입은 5억7000만달러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협상 타결로 전기·의료·계측·음향기기 등의 제품이 무관세 대상에 추가됐고, 소재·부품·장비 등의 연관제품까지 무관세 범위가 확대됐다.
특히 반도체 분야는 기존 ITA를 통해 상당 부분이 무관세이지만 이번 협상을 통해 반도체복합구조칩(MCO) 등이 무관세 대상이 됐다.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가진 TV 튜너 등 영상기기 부품, 네트워크 카메라 등 각종 카메라, 위성 TV 수신기 등 셋톱박스, 초음파기기 등도 혜택을 받게 됐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중국 측이 양허 제외한 22개 품목도 이번에 무관세 대상에 포함되면서 중국시장 진출확대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관세율이 10∼35%인 TV카메라, 위성TV수신 셋톱박스, 복합기 프린터 등이 대표적인 수혜 품목이다. 정부는 앞으로 협정 이행을 위해 WTO 양허표 수정, 법령 개정, 국내 비준 절차 등 국내외 절차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