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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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 인상… 재테크는 어떻게 할까

고수익 상품보다 안전자산 투자 유리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재테크지형도 확 달라질 듯하다.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국제자금의 대이동을 촉발할 가능성이 크고 국내 금융시장도 들썩일 게 틀림없다. 전문가들은 “당장 투자 포트폴리오를 크게 조정하지 말고 시장의 변화를 살펴봐야 한다” “예금 등 안전자산이나 유럽, 일본 등 선진국 금융시장에 투자하라”면서 ‘보수적인 투자’를 주문했다.

KB국민은행 강남PB센터 한승우 팀장은 17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됐기 때문에 새로운 투자처나 자신 있는 자산군을 찾기보다는 한 발 물러서는 것이 좋다”며 “한 박자 쉬어간다는 느낌으로 위험회피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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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희수 개인금융팀장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변동성은 커질 것”이라며 “투자상품 쪽으로 비중을 높이기보다는 예금 등 안전자산 쪽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내년 하반기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예금 등의 만기는 단기로 가져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 잠실역지점 신현조 팀장은 “내년에는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가 금리를 올리면 불확실성이 잠시 없어졌다가 하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며 “양적완화를 하고 있는 일본이나 유럽에 투자를 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 수입이 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조성만 팀장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양적완화와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어서 유럽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미국의 금리인상은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부분을 반영해서 진행하는 것이 때문에 미국 주식시장이 내년에는 나아질 것으로 보여 미국 시장의 성장주 중심으로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4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예금금리를 -0.3%로 0.1%포인트 내리고 양적완화 프로그램 종료 시한을 2016년 9월에서 2017년 3월로 6개월 연장했다. 일본도 내년에 추가 양적완화를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연이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유가 관련 투자나 금 투자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금이 저점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된 이후 첫 거래인일 17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벽면 전광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지표가 보이고 있다. 이날 외환시장과 증시는 큰 충격 없이 거래를 마쳤다.
남제현 기자
조성만 팀장은 “금시세는 달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며 “내년에 미국이 서너 차례 금리를 더 올리면 (달러가 강세를 보여) 금값이 더 하락할 여지가 있어서 지금은 관망하거나 투자를 하더라도 한 번에 하지 말고 분산해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유가에 대해서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35∼36달러를 왔다갔다 하는데 큰 그림에서 보면 유가가 싸졌지만 배럴당 20달러선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기 때문에 섣부르게 투자할 것은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한승우 팀장은 “현 상황을 유지하는 게 기본 전제지만 원자재 가격이나 금값 변화 요인 감지됐을 때는 투자 비중을 조정해야 한다”면서도 “내년 1∼2월까지는 앞으로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경제지표나 지수를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신현조 팀장은 조심스러운 의견임을 전제로 “고위험 고수익을 노린다면 유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눈여겨) 볼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석유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쟁이 계속되고 있는데 유가가 배럴당 35달러 밑으로 내려가면 양쪽 다 죽는다”고 말했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