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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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보건대, 철저한 현장중심 교육 '취업보장대학'

대덕특구 등 지역 인프라 활용
대규모 산학협력시스템 구축
협약 맺은 기업체 880곳 넘어
전국 병원·산업체서 재직중인
동문 6만여명이 ‘취업 멘토링’
재학생에 실무 노하우 전수도
대전보건대학에 붙은 또 다른 이름은 ‘취업보장대학’이다.

청년백수 문제가 국가적 고민거리가 됐지만 매년 이 대학의 졸업생 취업률은 70% 이상이다. 전국 137개 전문대 가운데 2위, 충청권에서는 2011년부터 부동의 1위다. 전문대의 평균 취업률이 61.4%로 일반대학에 비해 나은 편이지만 그보다도 10%포인트 가까이 높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대표적인 지표가 국가시험 합격률이다. 올해 2월 기준 간호사시험 합격률 100%(전국평균 96.7%), 안경사 95.6%(〃 76.2%), 물리치료사 94.9%(〃 88.6%), 작업치료사 93.5%(〃 66.9%) 등 전국 평균을 크게 상회한다. 치과기공사 등 5개 시험은 2009년부터 전국 수석을 독차지하고 있다.

대전보건대의 이 같은 힘은 10여년에 걸쳐 철저한 현장중심형 실무교육을 고수한 결과다. 단적인 예로 이 학교 캠퍼스는 방학이 시작되면 텅텅 빈다. 현장실습 때문이다.

대전보건대 치위생학과 학생들이 치과 환자 치료 실습을 하고 있다.
대전보건대 제공
대전보건대는 대덕R&D특구와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등의 인프라를 활용해 대규모 산학협력체제를 갖추고 있다. 현장교육을 위해 협약을 맺은 기업체만 880여개다. 학생들은 기업체험(1주)→현장실습(4주)→인턴십(3개월)→기업탐방의 4G 프로그램을 통해 막연하기만 했던 취업전선을 뜷어나간다.

앞서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학과 수업을 자기주도적으로 수강하는 ‘HITLOC(Lerner Oriented Curriculum)시스템’의 지원을 받는다. 각자 취업에 필요한 능력을 스스로 인지하고 학습하는 것이다.
여기에 자체 취업인증시스템인 ‘커리어 로드맵(WHCR)’이 구체적인 취업을 돕고 있다. 교육과정을 자기분석·취업교육·전공자격 영역으로 나누고 일정요건을 갖춘 학생에게 총장의 취업인증서를 발급하는 제도다. 취업목적과 방법,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제시해 체계적인 학습을 유도함으로써 올바른 진로결정을 유도한다.

대전보건대가 취업 명문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또 다른 저력은 막강한 동문 네트워크다. 1977년 설립된 이후 그동안 배출한 인력은 6만명이 넘는다. 학교 측은 전국의 병원·산업체에 깔려 있는 이들을 ‘Cycle Hit 프로그램’을 통해 멘토·멘티관계로 이었다. 후배들에게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현장경험을 전수하도록 시스템화한 것이다. 세계로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2005년 국제표준교육과정개발 시범대학으로 지정된 후 10년에 걸친 노력의 성과다. 작업치료과는 세계작업치료연맹(WFOT)에서 최초로 교육기관으로 인증해 국내 자격증으로 해외취업이 가능하다. 치기공과도 마찬가지다. 응급구조과는 국제응급의료협회로부터 병원 전 외상처치술 교육과정을 인증받은 국내 유일의 교육기관이다.

이 같은 노력은 올해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최고등급인 A등급(전국 전문대 2위)으로 보상받았다.

지난해에도 2011년에 이어 교육부로부터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WCC) 재지정, 한국대학신문 교육콘텐츠 우수대학 수상, 정부재정지원부문 전문대학 교육역량 우수대학 6년 연속 선정, 전문대학 대표브랜드 최우수대학 4년 연속 선정 등의 타이틀을 획득, 최고의 보건계열 특성화대학으로 우뚝 섰다. 대전보건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한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 10개국 32개 대학과 자매결연, 학생교류와 인턴십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간호학과와 치위생과 등은 미국 유명대학과 공동학위 및 MBA과정을 개설했다.

10년째 특성화 교육을 진두지휘한 정무남 총장은 “취업난 때문에 많은 대학에서 보건계열 학과를 우후죽순처럼 개설하고 있어 보다 차별화된 교육과 국제화로 특성화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초·중·고등학생들을 위한 직업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전문 인력이 되고자 학교를 찾는 재취업자들을 포용하는 사회적 역할도 넓혀나갈 계획”이라며 “환자나 장애인 등을 돕는 전문인력을 배출하는 곳인 만큼 무엇보다 생명을 중시하는 ‘따뜻한 학교’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