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이 지난 23일, 북한 지뢰 사건을 잊지 않고자 2억 원을 들여 제작한 '평화의 발' 조각상이 SNS 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조각상은 육군이 기업 등의 후원을 받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 설치한 것이다. 육군은 이 조각상을 공개하며 언론사 취재진 등을 대거 초청하는 등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선 바 있다.
이 조각상은 작전 중 북한이 매설한 지뢰를 밟아 발목이 절단된 육군 1사단 수색대 소속 김정원·하재헌 하사와 동료 장병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높이 11m, 폭 2.6m로 무릎 아래 다리가 서 있는 모습이다. 육군 제1군단과 효성그룹이 기획·제작하고 경기도청이 설치 공간과 조명용 전기를 무상 제공했다.
해당 조각상이 공개 된 후 인터넷상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일었다. 네티즌들은 "흉측한 조형물을 만들려고 2억 원의 돈을 낭비하다니", "차라리 그 돈으로 병사들에게 보상을 해주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는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뢰 사고로 피해를 입은 김정원·하사는 거액의 병원비를 자비 부담했던 사실이 논란이 되고서야 치료비 전액과 의족 등 보장구를 뒤늦게 지원받았다. 하재헌 하사의 입대 동기인 신권혁 하사는 아군의 지뢰를 밟았다는 이유로 아직까지 국군수도병원에서 병원비만 받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의 보상이 불성실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는 대목이다.
조각상의 디자인도 문제가 됐다. 한 네티즌은 "저런 흉측한 발 조형물 앞에 어떻게 발목이 잘린 병사를 앞세워 사진 찍을 생각했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며 쓴소리를 뱉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