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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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권 증시… 개미들 재미 못 봐

저금리로 상반기 가파른 상승
메르스 등 여파 하반기 급락
2014년比 2.39% 오른 1961.31 마감
다사다난했던 2015년 주식시장이 30일 문을 닫았다. 올해 증시는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미약했다’는 말로 요약될 듯하다. 상반기만 해도 코스피가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하반기 들어 중국 등 글로벌 시장이 흔들리면서 결국 올해도 박스권을 벗어나는 데는 실패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5포인트(0.25%) 내린 1961.31로 장을 마쳤다. 작년 말(1915.59)과 비교하면 2.39% 상승하는 데 그쳤다. 1926.44로 시작한 올해 코스피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국내 자금이 증시로 몰렸고, 유럽 등의 양적완화로 글로벌 유동성도 공급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4월14일 3년8개월 만에 박스권 천장이었던 2100을 넘었고, 같은 달 23일 2173.41을 기록하며 종가기준으로 연중최고치를 찍었다. 그러나 메스르(중동호흡기증후군)와 중국 증시 폭락,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악재로 불거지면서 코스피는 하락을 거듭, 마지막까지 2000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 코리아’ 행진도 주가약세를 부추겼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주식시장에서 약 3조6000억원을 팔고 떠났다. 3년 연속 순매수 우위를 보이다 올해 순매도로 돌아선 것이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9.13포인트(1.36%) 오른 682.35로 마감했다. 지난해 종가(542.97)보다 25.7% 상승하며 코스피보다는 나은 성적표를 내놨다. 제약·바이오 등 헬스케어주 인기에 힘입어 코스닥은 7월20일 782.64 7년8개월 만의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성과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올해 연평균 코스피는 2011.65로, 2000선을 웃돈 것은 사상 처음이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처음으로 1200조원대 진입했다. 일평균 거래량은 지난해보다 1.5배 늘어났다. 코스피(16개사)와 코스닥(122개)을 합친 올해 신규 상장사수는 138개로 13년 만에 최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시장의 핵심 변수는 기업이익과 유동성이었다“며 “내년에도 두 가지 변수에서 변화가 발생하는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