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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밖은 더한 지옥? 차가운 현실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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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초 분위기가 여전히 싸늘하다. 조선과 중공업 부문에서 촉발된 대기업 인력감축이 전방위로 확산되기 때문이다. 특히 임원급 직원을 대상으로 해오던 연례적 감원이 이제는 중간직급은 물론, 신입사원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실적이 그럭저럭 견딜만한 대기업들도 불투명한 경제전망에 근거해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희망퇴직을 신청 받는 과정에서 면담·교육 등을 통해 사측이 무리하게 직원들을 내쫓는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요즘 직장인들은 하루 평균 6시간을 자고 아침식사는 거르며 직장에서 평균 10시간 이상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1461명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직장인의 평균 일상'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의 평균 수면시간은 약 6시간12분이었고 기상시간은 아침 6시48분쯤이었다.

◆대한민국 직장인의 평균적인 일상은?

출근 준비시간은 평균 39분이었고 집에서 회사까지 출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55분으로 직장인이 회사에 도착하는 시간은 8시22분경이다. 출근 전 아침식사는 '챙겨먹는'(36.6%) 직장인보다 '챙겨먹지 않는'(55.5%) 직장인이 더 많았다. 퇴근시간은 평균 저녁 7시08분으로 직장인들은 하루에 약 10시간46분을 직장에서 보내는 셈이다.

직장인들은 일주일 평균 2.5번 회의를 하고 1.4번은 외근을 나가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야근횟수는 일주일 평균 3.5일이었고 이른바 '칼퇴근'을 하는 날은 평균 1.5일, 회식횟수는 한 달 평균 1.3회였다. 출근복장은 '자유복장'(58.6%)이 '세미정장'(16.5%)이나 '정장'(11.7%)보다 많았으며, '유니폼'(7.7%)을 입는다는 직장인이 가장 적었다.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 전공과 관련된 직업을 선택한 직장인은 46.5%에 그쳤고, 나머지 53.5%는 전공 이외의 직무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고 답했다. 직장생활에 대한 만족도 측면에서는 '불만족한다'(35.1%)는 답변이 '만족한다'(20.7%)는 답변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아주 만족한다'는 답변은 2.5%에 그친 데 반해, '아주 불만족한다'는 답변은 10.6%로 집계돼 대조를 보였다.

◆직장생활 힘들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은 '부모님'

직장인들이 직장에서 가장 기쁠 때는 '연봉이 올랐을 때'(29.2%)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반대로 가장 힘들 때는 '과도한 업무로 야·특근을 할 때(20.3%)'가 꼽혔다. 직장생활이 힘들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은 '부모님'(28.0%)이었으며, 다음으로 '배우자나 애인'(27.6%)이 그 뒤를 이었고, '아무도 생각나지 않는다(24.0%)'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사표를 던지고 싶다는 충동을 경험했을 것이다. 간간이 들려오는 주변인의 창업 소식이나 귀촌 이야기도 마음을 흔든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실행에 옮기기란 결코 쉽지 않다. 통장에 입금되는 동시에 사라진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월급은 아쉽고, 성공 사례만큼이나 많은 실패 사례도 망설임을 더하기 때문.

이런 가운데 최근 한 출판사에서 출간한 '사표의 이유'는 현대의 일터에서 '나는 없고 노동만 있던 나날'을 보내던 이들이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난 이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 속에는 30~40대 직장인으로서 10년 안팎의 직장생활을 하다가 자발적으로 사표를 던진 뒤 '삶의 전환'을 이룬 11명이 등장한다.

◆자발적으로 사표 던진 뒤 '삶의 전환'을 이뤘다

젊은 사회학도인 저자는 여러 차례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직장생활부터 ‘제2의 삶’을 선택하기 까지를 추적해나간다.

이책은 크게 3부로 나뉜다. 우선 제1장 '직장인으로 살아남기'에선 인터뷰에 응한 11명의 직장생활 이야기가 펼쳐진다. 11명 중 절반은 금융·IT 업계 등 주요 대기업에 종사하던 '고소득 엘리트 직장인'이고 나머지 절반은 문화 관련 분야의 '열정 직장인'이다.

자신의 재능으로 경제적 보상이나 사회적 인정을 받기를 희망하던 전자나 자신의 재능과 흥미가 일터에서 일치하기를 바라던 후자나 모두 몇년간의 직장생활 끝에는 똑같이 '꿈은 꿈일 뿐'이라는 걸 깨닫는다. 입사할 때의 패기는 온데간데없고 자신도 언제 튕겨나갈지 모른다는 불안과 싸우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된 것이다.

◆"꿈은 그저 꿈일 뿐"…불안과 싸우며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이들이지만 결국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해온 것처럼 '먹고사니즘'을 핑계로 '적당히 처신해 속 편해질 것인가', '혹은 그만둘 것인가'라는 공통의 문제에 직면한다. 이들이 퇴사를 감행하기까지의 이야기가 제2장 '살아남지 못하리라는 예감'에서 펼쳐진다. '미치도록 취직되어야 하는 이 시대'에 나름 주변의 인정을 받는 직장을 갖게 된 이들에게 퇴사란 쉬운 일이 아니다.

'되게 공장처럼 일해요. 전혀 창의적이지 않은데. 건물이 좋고 복지가 좋고. 그런 것들에 사람들이 약간 압도되는 거예요. 난 좋은 회사 다닌다.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할 때 다른 사람들이 "어, 너 그렇게 좋은 회사 왜 그만둬? 너네 건물도 너무 좋잖아!" 그러면 나도 그렇게 믿게 되는 거예요.'(이명선씨 인터뷰 발언 중)

'주말에도 시간이 없으니까, 만날 일 걱정하고 앉아있으니까. 삶에 대해서 고민이 있어도 뭐, 그걸 어떻게 액션으로 옮길 여유 자체가 없는 거에요.' (이준익씨 인터뷰)

불안을 자기 계발과 '힐링'이라는 단어로 관리하거나 쇼핑으로 억누르며 매일을 '견디기'하던 이들은 '이렇게 버는 돈이 내 삶에 꼭 필요한가?', '꼭 이 길이 아니어도 되지 않을까?' 등등의 오랜 고민 끝에 결국 사표를 던진다.

그렇다면 노동사회를 박차고 나온 이들은 이후 '더 좋은 삶'을 살게 됐을까. 아니면 '밖은 더한 지옥'이라는 차가운 현실에 직면하고 후회하고 있을까.

▲귀촌·귀농 ▲비영리단체 ▲협동조합 ▲대안학교 ▲대학원 진학 ▲제주도 이민 등 서로 다른 선택을 한 이들의 퇴사 후 이야기는 마지막 3장 '그리고 삶은 다르게 계속된다'에서 소개된다.

◆"퇴사한 뒤 내 삶을 내 의지대로 할 수 있어 좋아요"

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오롯이 독자의 몫이다. 이들도 '떠나라는 이야기를 쉽게 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 이들의 상당수가 미혼자여서 상대적으로 결정이 쉬웠을 수도 있고, 또 일부는 결국 자본주의의 틀 안에서 한계를 느낀다고 고백한다.

'자신의 욕망과 가치관에 따라 선택했고 그렇게 사는 현재가 만족스러우면서도 문득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생겨난다'고도 털어놓는다.

그러나 상당수는 '퇴사 이후 내 삶을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삶의 결정권이 커졌다는 것이 가장 커다란 변화'라고 말한다. '지금은 그때의 결정을 매우 잘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도 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