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병신년(丙申年) 새해가 밝았다. 지난 일들을 모두 잊고 올해에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계획을 세워 성공하겠다는 다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가운데, 매년 금연계획을 세워놓고 번번이 실패를 맞본 이들도 적지 않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TV와 인터넷에서 방영 중인 금연 광고를 금지해달라는 담배 상인들의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후두암 주세요’, ‘폐암주세요’의 금연 광고를 보는 애연가들의 금연 결심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7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흡연실태 수시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담뱃값이 인상된 이후 흡연자의 43% 가량이 금연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남성의 흡연율은 35%로, 1년 전보다 6%가량 떨어졌고 금연클리닉 이용자는 약 2배가량 증가했다. 금연시도자 3명 중 2명은 담뱃값 인상을 계기로 금연을 시도했다고 답했다.
최근 10년간, 담뱃값은 2005년에서 2006년 사이와 그리고 올해, 두 번 올랐다. 복지부 조사에 의하면 1차 담뱃값 인상시기인 2005년에서 2006년 사이 흡연율은 42.3%로 2003년 조사한 흡연율 49.4%에 비해 7.1% 낮아졌었다.
하지만 이런 담뱃값 인상에 따른 흡연율 감소세는 이후 담뱃값에 적응하면서 단기간의 효과로 끝나, 2013년까지 더 이상의 하락세 없이 42.1%의 흡연율을 유지했다. 비록 담뱃값 인상이 주는 흡연율 감소 효과가 오래 지속되진 않았지만, 이는 단시간에 금연하고 싶다면 지금이 최적기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금연의 성공기준은 모호하다. 의학적 기준에 의하면 금연의 성공기준은 최소 6개월이다.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최현림 교수는 "우리 몸이 그간의 흡연의 흔적을 지우고 정상적으로 돌아오는 건강해지는 시간은 최소 6개월"이라고 설명했다.
금연에는 여러 가지 금단 증상이 발생한다. 개인차가 있고 증상의 종류에 따라 지속 기간에 차이는 있지만, 보통 마지막 담배를 피우고 2시간 이내에 멍해지는 느낌과 불안, 집중력 저하, 초조, 두통, 식은땀, 심장의 두근거림 등 금단증상이 발생한다. 심하면 손이 떨리고 어지럽기까지 한다.
이때는 휴식시간을 갖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이 좋다. 금연 후, 3일이 지나면 금단증상은 최고조에 달한다. 이 시기를 극복하면 금단증상은 차츰 정도와 강도가 줄어들며 2~4주가 금연을 지속하기 수월해진다. 때문에 금연을 결심하고 가장 중요한 시기는 첫 한 달로 설명할 수 있다.
누구나 금연 중에 재흡연에 빠질 수 있다. 재흡연은 일시 재흡연과 완전 재흡연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차이는 금연 시도 후 얼마나 많은 양의 담배를 피웠느냐이다. 완전 재흡연은 이전의 흡연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일시적 재흡연은 금연 시도 후, 7일 동안 하루 1~2개비 이하를 피우는 경우이다. 대부분 금연 시도 7~8일 이내 발생한다. 이때 금연을 이어가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흡연에 대한 욕구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몇 년에 걸쳐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부분 3개월 정도 금연 상태를 유지하면 금연 성공률이 높아진다.
금연 기간 중 1개비를 다 피우지 못하고 한 두 모금으로 달래는 경우도 많다. 이 또한 금연 실패가 아니기 때문에 자책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금연 상황을 이어가면 된다.
한 번에 금연에 완전히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지속적인 금연 시도는 성공 확률을 높이기 때문에 금연 시도를 주저할 필요는 없다. 금연에 성공한 사람들은 대체로 2~8차례의 시도 끝에 성공했고, 평균 4차례의 시도 끝에 성공했다.
최현림 교수는 "금연 과정 중 일시적 재흡연은 자연스러운 증상"이라며 "단, 금연 중 재흡연을 하면 처음 담배를 피울 때처럼 어지럽고 속이 메스껍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데, 이 기분을 기억하고 흡연을 멈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연에 실패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설명할 수 있는데 우선 첫번째로 니코틴 의존도가 높은 경우다. 흡연자는 흡연으로 심리적 측면의 기쁨을 느낀다. 이는 지루함, 낙담, 불쾌감 등의 감정에서 즉각적으로 벗어날 수 있도록 흡연 행위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식후·음주 후에도 흡연으로 인한 기쁨을 느낀다. 이처럼 흡연자는 니코틴 의존도가 높고 담배의 촉각과 담배연기의 맛으로 정서적 안정감을 얻는다. 이럴 때는 니코틴 의존도 검사로 본인의 상태를 확인하고 니코틴 패치나 약물요법을 통해 치료해야한다.
두번째로 스트레스 역시, 금연을 실패하게 하는 원인 중 하나다. 금연 시도 후, 3~4일내에 사소한 일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스트레스에 대한 긍정적 제어와 대응방법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는 심리적·신체적 측면으로 나뉘며 금연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금단증상과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심리적 측면이 높게 나타난다. 심리적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면 운동이나 신체활동 등 흡연 이외의 방법으로 해소할 수 있는 나름의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주변 비흡연자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모방하는 것도 방법이다.
끝으로 흡연을 하는 주변 환경 역시, 금연의 적이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 담배를 입에 무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대부분 이전의 흡연을 했던 상황에 맞닥뜨려 재흡연의 유혹을 거부하지 못해 발생한다. 금연을 시작하면 주변 사람에게 먼저 본인이 담배를 끊었음을 알려야 한다.
최현림 교수는 "흡연한 기간이 길수록 금단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기간에 관계없이 니코틴에 중독된 흡연자들에게는 금단증상은 동일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헬스팀 이경호 기자 kjeans2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