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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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에게 '멜로 여주인공'이란?(인터뷰)



"저는 늘 멜로가 하고 싶었어요. 이번 영화는 빤하지 않아서 좋았죠."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로 4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김하늘이 다시 '멜로 여왕'으로 불리게 된 소감을 밝혔다.

김하늘은 4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제가 출연해온 작품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영화"라고 소개한 뒤 "정우성씨가 연기한 '석원'과 제가 연기한 '진영'의 색깔이 전혀 다르고, 주인공이 기억을 잃었다는 점에서 흑백의 분위기도 났다"고 말했다.

이어 "제작자이기도 한 정우성씨가 현장에서도 그렇고 계속 '진영(자신의 배역)을 위한 영화'라고 해서 저도 세뇌 당했다"며 "진영의 감정을 관객들에게 설득시키는 게 관건이었다"고 연기방향을 설명했다.

그럴 때마다 촬영장은 '토론의 장'이 되기도 했다. 이윤정 감독, 정우성과 셋이 촬영장에 모여 감정표현을 어느 정도의 수위로 할 건지 상의하고, 또 상의했다.

"이번 영화처럼 제 의견을 많이 개진한 영화가 없었어요.(웃음) 정우성씨와 남녀간 생각의 차이를 느끼기도 했고, 이윤정 감독과는 여자로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 신기하기도 했죠."

'멜로 여왕'이란 수식어에 대해서는 "멜로영화는 생각보다 많이 안해봤다. 정통멜로는 '동감'(2000) 이후 15년 만"이라며 "그 영화로 굉장히 많은 사랑을 받았다. 로맨틱 코미디도 많이 했는데, 그래서인지 관객들이 친숙하게 생각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하늘은 또 "로맨스는 출연할 때마다 설렌다. 그런데 작품에서는 설레기만 할 뿐 그것으로 끝이다. 아무리 아파도 그때만 울고 나면 끝난다"며 "현실은 정말 감정이 오래 간다. 설렘은 계속되고, 힘든 일이 있으면 해결할 때까지 끝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제게 멜로란 장르는 베이스(기본)에 깔린 것과 같다. 그 바탕 위에서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 하지만 한 번에 '점프'하듯 이미지를 바꾸고 싶진 않다. 점점 외연을 넓혀가고 싶다"라며 연기관을 설명했다.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는 10년의 기억을 잃어버린 남자 석원(정우성)과 그의 앞에 나타난 미스터리한 여인 진영(김하늘)의 가슴 저린 사랑 이야기를 그린 감성 멜로 영화로, 오는 7일 개봉한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