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어선에서 침수나 충돌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사고 원인을 추측할 만한 단서는 전혀 없는 상황이다.
인천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7.93t급 낭장망 어선 A호가 출항 후 복귀하지 않았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된 시각은 4일 오후 5시 8분께다.
"형이 배를 타고 조업을 나갔는데 돌아오지 않는다"며 A호 선장 B(63)씨의 동생이 신고했다.
출동한 해경은 40분 뒤인 오후 5시 48분께 인천시 중구 영종도 왕산해수욕장 남서방 4㎞ 해상에서 어선을 찾았다.
당시 조타실에는 히터가 켜져 있었고 그물을 끌어올리는 양망 기계가 작동하는 등 발견 직전까지 조업을 하던 상태였다.
그러나 선장 B씨와 30대 선원 2명은 어선에 없었다.
A호 역시 침수나 선박 충돌 흔적없이 멀쩡한 모습이었다. 선박 사고로 인한 실종으로 볼 수 없는 대목이다.
바닷일을 한 어민들은 그물 설치 작업을 하던 중 사고가 나 선원들이 바다에 빠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박태원(56) 연평면 어촌계장은 "어선 상태가 멀쩡하다면 그물을 설치하던 중 선원들이 바다에 빨려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 계장은 "보통 낭장망 그물 길이는 150m가량 되는데 그물이 물살에 의해 빠른 속도로 바다에 내려가던 중 선원 다리 등에 그물이 걸려 함께 빠지는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고 덧붙였다.
김복남(57) 백령도 연지리 어촌계장은 "선원 한두 명이 그물에 의해 바다에 빠지는 사고는 많이 봤지만 3명이 한꺼번에 실종된 경우는 보지 못했다"며 의아해했다.
그는 "하지만 큰 배의 선장은 조타만 잡지만 선원 수가 적은 배는 선장도 함께 작업을 한다"며 "작업 중 선장 포함 선원 3명이 한꺼번에 사고를 당했거나 그물에 걸린 선원을 구조하다가 선장이 함께 실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실종된 선원들이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과 만나 사고를 당했거나 납북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가 난 영종도 앞바다는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비교적 먼 거리를 두고 있고 중국 어선이 불법 조업을 하는 곳도 아니어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해경은 그물 사고에 무게를 두고 실종자 수색과 함께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해경은 전날 사고 어선의 그물을 바다에서 끌어올렸지만 실종자들은 발견되지 않았다. 실종자들이 조류에 떠내려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해경 관계자는 5일 "선박이 발견될 당시 파도의 높이는 1m로 기상 상태가 나쁘지는 않았다"며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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