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투데이는 앞서 페이스북의 집계를 토대로 지난해 6월 트럼프의 출마 선언 직후 12시간 동안 340만명의 미국인이 댓글을 달거나 ‘좋아요’를 누르거나 글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640만건의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보다 두 달 앞서 출마를 선언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는 같은 시간 동안 470만명이 1001만건의 반응을 보였다. SNS가 미 대선에 얼마만큼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 뉴미디어실이 지난해 구축한 모바일 기반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인 ‘on통so통’(온통소통)은 디지털 소통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다. 앱을 설치하면 당원이 아니라도 의견 제안, 여론조사, 자유게시판에 참여할 수 있다. 여론조사 기능을 활용해 국민과 당원의 정책 수요, 평가 등이 당 운영에 반영된다. 온통소통은 매주 정책소식을 전하고 비정치적 캠페인을 벌이는가 하면, 일일 주요 뉴스 브리핑 등을 제공하며 이용자의 부담 없는 접속을 유도한다. 온통소통은 특히 다양한 플랫폼의 SNS 계정으로 참여할 수 있어 공유를 통한 파급력이 높은 것도 장점이다.
뉴미디어실은 2017년 대선 전까지는 ‘빅데이터 플랫폼’을 도입하고 기존 SNS 기반 플랫폼의 데이터를 분석해 선거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뉴미디어실 관계자는 5일 통화에서 “빅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지면 타기팅(targeting) 홍보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빅데이터 선거가 실현될 것“이라며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마이크로 타기팅은 어렵겠지만 그룹 타기팅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당 정책위는 최근 ‘민생119신고센터’를 출범해 온·오프라인, 모바일을 통해 지역 현안 등을 ‘신고’받아 민생 이슈를 개발하고 현장방문을 통해 정책 입안과 예산 반영으로 연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당 차원에선 지난해 12월 홍철호 의원을 디지털정당위원장에 임명하고 조직 정비에도 나섰다. 홍 위원장은 통화에서 “위원 인선 등을 통해 가깝게는 총선, 멀리는 대선을 내다보는 액션플랜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더민주는 지난해 말 정당 최초로 온라인 당원 가입 시스템을 도입하며 네트워크 정당의 기반을 다졌다. 문재인 대표는 지난해 12월 온라인 가입 당원과 식사 자리까지 가지며 온라인 당원 가입에 힘을 실었다. 홍종학 디지털소통본부장은 “9만명에 가까운 온라인 당원들이 자발적 참여를 통해 만들어졌다”며 “온라인 당원들의 총선 지원을 얼마만큼 연계시킬 것인가가 총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 가입 당원들이 다양한 SNS 플랫폼 등에서 총선 지원에 나선다면 선거운동 효과가 극대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깔려 있다.
더민주는 정책과 공감의 앞글자를 딴 ‘정감’이란 제목의 모바일 지원 커뮤니티 플랫폼 오픈도 이달 중 예정하고 있다. 정감은 국민에게서 정책 제안을 받는 ‘정책마켓’과 이용자가 플랫폼 안에서 자체적으로 카페를 개설해 지역·직능·관심사별 커뮤니티를 형성할 ‘정책 카페’로 구성될 예정이다. 정감을 통해 소통 기반을 넓히고 그것을 토대로 정책을 수렴해 총선 공약에 반영하겠다는 목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는 지역별로 후보들을 중심으로 한 SNS 지원단도 구성할 방침이다.
◆안철수 신당 ‘구글 설문지’로 당명 공모
안철수 신당은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한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22일 ‘새정치 새정당에 바란다’라는 제목의 창당실무준비단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홈페이지 특징은 회원 가입이나 로그인 없이 자유롭게 글을 쓰고 댓글을 달 수 있다는 것이다. 홈페이지 개설 뒤 보름이 지난 5일 현재 제안 글이 2000건을 넘었다. 새로운 당명은 ‘구글 설문지’로 공모 중이다. 박인복 공보특보는 “오픈된 공간으로 정책 고객을 유치하고,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정강·정책으로 수용할지 여부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당은 정치권의 ‘팟캐스트’ 시장을 일찌감치 잠식했다. 정치시사 팟캐스트인 ‘노유진(노회찬·유시민·진중권)의 정치카페’는 최근 82회 에피소드를 발행하며 누적 다운로드 1억건을 돌파했다. 한창민 대변인은 “총선에 대비해 제작 편수를 확대하고 새 기획을 편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