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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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박경완이 기억하는 '국민 유격수' 박진만의 플레이

"첫발이 달랐다. 공이 맞자마자 바로 몸이 튀어나가더라"
포수 박경완(44)과 유격수 박진만(40)은 현역 시절 때로는 아군으로, 때로는 적군으로 야구장에서 만났다.

둘은 1998∼2002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한솥밥을 먹었고 2011∼2013년 함께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었다.

박경완과 박진만은 2016시즌 SK의 지도자로 다시 의기투합한다. 각각 1군 배터리코치, 수비코치를 맡는다.

SK 와이번스 시무식이 열린 5일 인천 라마다송도호텔에서 만난 두 사람은 내년 시즌에 대한 구상과 각오를 밝혔다.

박진만 코치는 "요즘 선수들은 화려하고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기 위해 작고 기본적인 것을 잊고 훈련할 때가 있는 것 같다"며 "선수들에게 작은 거 하나라도 뒤돌아볼 수 있게끔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박진만 코치는 인천고를 졸업하고 1996년 현대에 입단한 첫해부터 팀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동메달),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4강), 2008년 베이징올림픽(금메달) 등 국제대회에서도 맹활약해 '국민 유격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런 박진만에 대해 박경완 코치는 "최고였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박경완 코치는 "내가 수많은 야수, 유격수를 봤지만 박진만은 달랐다"며 "박진만이 발이 빠르지는 않지만 그런데도 볼을 쫓아가는 것을 보면 탄성이 나온다"고 했다.

박경완 코치가 본 박진만의 뛰어난 플레이는 '첫발'에 있었다.

"타자가 공을 '탁' 치면 다른 야수들은 '하나, 둘' 시간 차를 두고 몸이 움직입니다. 그런데 박진만은 첫발이 달라요. 공이 맞자마자 바로 몸이 튀어나가요."

박경완 코치는 "'진만이가 최고네' 싶었다. 그러다가 몇 년 있으니까 정근우(34·한화 이글스)한테서 진만이 모습이 보이더라"며 웃었다.

박진만 코치는 자신이 이런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던 비결로 '상대 타자 분석'을 들었다.

박진만 코치는 "투수는 타자 분석을 철저히 하지만 사실 수비수들은 잘 안 한다"면서 "타자마다 스윙 궤도와 방향, 습관이 다 다르다. 이를 분석하면 수비에 많은 도움이 된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박진만 코치는 자신의 노하우를 제자들에게 전수할 예정이다.

그는 "나도 아직 기술적인 측면은 배워야 하는 입장"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인 뒤 "내가 아는 기술적인 면을 잘 설명해주면서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