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인기가 많은 비결은 뭘까. 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중국식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서 이보미는 “지금까지 JLPGA 투어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무표정하고 카리스마가 넘치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많이 웃고 팬들의 환호에 늘 화답하니까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며 인기 배경을 소개했다.
2015 시즌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7승을 거두며 상금왕에 오른 이보미(28)가 새해 목표를 올림픽 출전과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내세워 올해도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혼마코리아 제공 |
시즌 상금 2억3049만엔(약 22억원)을 벌어들여 남녀 통틀어 일본 골프 역사상 한 시즌 최다 상금 기록을 세우는 기염을 토한 이보미는 지난해 초 5승을 목표로 했는데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낸 자신이 놀랍다고 말했다. “그린을 양궁 표적처럼 만들어 누가 더 샷을 가까이 붙이는가를 측정하면 항상 1등할 자신이 있다”고 할 정도로 아이언 샷이 강점인 이보미는 늘 퍼트에 발목이 잡혔으나 지난 시즌엔 퍼트가 잘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현재 세계랭킹 15위로 한국선수 가운데 8번째인 이보미는 “올림픽 전까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도 세 차례 출전할 계획이다. 거기서도 좋은 성적을 내 랭킹 포인트를 부지런히 쌓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보미는 LPGA 투어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4월)과 US오픈(7월)에 출전하고 다음 달 열릴 예정인 혼다 타일랜드 클래식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그는 “요즘 퍼트가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늘 아쉬운게 퍼트”라며 “아무 생각 없이 로봇처럼 곧바로 2초 안에 퍼팅하는 것에 효과를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 덕분에 2015년엔 퍼팅 1위가 됐다. “10 안팎의 롱 퍼트 연습을 매일 아침 10분씩 하면서 거리감을 익히고 있다”며 “20대 후반이 된 만큼 하체 근육 보강에 중점을 두고 훈련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상금왕이 되라고 주문했던 아버지를 2014년 암으로 여읜 이보미는 “아버지도 하늘나라에서 좋아하실 것이다. 어려운 일도 있었지만 주위의 많은 도움으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며 “만족하지 않고 늘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결혼 계획을 묻는 말에 이보미는 “엄마께서는 서두르라고 하는데 아직 전혀 관심이 없다. 남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골프로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 나은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