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 대관령 황계리 삼양목장의 해발 1140m의 동해 전망대. 군데군데 세워진 풍력발전기와 녹지 않는 잔설이 이색적인 겨울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날씨가 좋으면 강릉시내와 동해바다가 보인다. |
목장 광장에서부터 해발 1140m의 동해전망대까지의 거리는 4.5km. 이 구간에는 양 방목지, 소 방목지, 타조 사육지, 연애소설나무 쉼터, 산책로 등이 있는 데다 알프스와 스위스 등 유럽을 연상시키는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해 연중 관광객이 몰린다. 영화 ‘연애소설’, ‘태극기 휘날리며’, ‘가을 동화’ 촬영지이기도 하다.
전망대 정상에 오른 날은 유난히 바람이 세찼다. ‘완전무장’을 한 방문객들이 군데군데 세워진 풍력 발전기와 녹지 않은 잔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탁 트인 벌판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뺨이 얼얼할 정도로 세찼지만 목구멍 깊숙이 들어오는 바람은 오히려 묵은 스트레스를 날리기에 충분했다. 한겨울에도 이 느낌이 좋아서 이곳을 찾는 이도 많은 것 같다. 전망대에서 한 어린이가 “왜 양떼가 없느냐?”고 부모에게 묻는다. 겨울철 양떼는 추위를 피해 우리에서 기르기 때문에 들판에서는 볼 수 없다. 하지만, 목장 입구 한 쪽에 어린양 가족의 재롱을 볼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은 마련돼 있다.
저녁 때가 되어서 찾은 곳이 진부면 동산리 월정사다. 만월산의 정기가 모인 곳에 고요하게 들어앉은 사찰이다. 사철 푸른 침엽수림에 둘러싸여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찰이다. 월정사를 품고 있는 오대산은 문수보살의 성산으로, 산 전체가 불교 성지가 되는 곳은 남한에서는 오대산이 유일하다. 신라 선덕여왕 12년(643)에 자장 율사가 창건한 절로, 문화재로는 석가의 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건립한 월정사 팔각구층석탑과 일명 약왕보살상이라고도 하는 보물 제139호인 월정사 석조보살좌상이 있다. 인근에 조선왕조실록 등 귀중한 사서가 보관된 오대산사고가 있다.
평창송어 축제. |
요즘 오대천 일원에서 송어축제가 한창이다. 지난 연말까지 예상외로 포근한 날씨가 계속돼 축제가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연말부터 기온이 내려가면서 본격적으로 축제가 펼쳐지고 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얼음낚시에 필요한 얼음 두께는 20cm이다. 그간 이 기준을 총족하지 못해 얼음낚시는 하지 못했으나 지난달 30일부터 얼음 두께가 20cm 이상을 유지하면서 얼음낚시를 하려는 방문객이 몰리고 있어 축제가 살아나고 있다.
평창=글·사진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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