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를 비롯해 국제사회가 7일 유엔 안보리 추가제재는 물론 양자 차원의 제재를 통해 북한에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본격적인 제재절차에 착수한 상황에서 제재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중국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북한을 뼈아프게 하는 데 중국이 키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기존 3차례 핵실험 이후 잇따른 대북 제재결의안을 통해 제재의 그물망을 쳐놨지만, 중국 측의 제재이행이 만족스러울 만한 수준이 아니어서 북한이 빠져나갈 구멍이 많았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이에 따라 유엔 안보리가 추가 제재조치의 채택은 물론 이행 과정에서 중국 측의 적극적인 협조 없이는 실효적 수단을 확보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과 관계개선에 시동을 걸었던 중국 측은 북측이 처음으로 사전에 핵실험 계획을 통보하지 않아 뒤통수를 얻어맞은 격이 됐고, 중국 측의 비교적 강도 높은 비판에서 이런 감정이 묻어나오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성명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시 핵실험을 진행했다. 결연한 반대를 표명한다"며 북한을 구체적으로 적시하면서도 그동안 단골처럼 사용해오던 '각국의 냉정과 절제'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그는 '중국이 안보리 대북제재에 동참할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도 "중국은 당연히 해야 할 국제사회에 대한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보다는 중국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기대되는 상황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중국 측이 실제 북한에 대해 '회초리'가 아닌 '몽둥이' 수준의 매를 들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대중국 포위전략 속에서 북한은 중국으로서는 여전히 버릴 수 없는 '전략적 자산'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에도 중국이 북한을 때리는 시늉만 하고 결국 북한에 치명적 내상을 입힐 조치에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윤병세 외교부장관과 북핵 6자회담 우리측 수석대표인 황준국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과 일본 등 다른 나라 카운터파트들과는 모두 전화통화를 했지만, 일정 조율 등으로 중국측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의 통화가 지연되고 있는 것도 중국 측의 고민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어제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발신했다"면서 "중국이 안보리 등 협의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해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중국 측에 '건설적 역할'을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전략적 자산으로 여기는 북한의 붕괴 가능성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국가와 정권은 다르며, 북한 정권이 교체된다고 북한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다'는 점을 중국 측에 적극 설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전날 전문가 간담회에서 "중국에 북한을 확실히 휘어잡아달라는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면서 "중국에 우리가 요구하려면 우리가 먼저 행동해야 하고, 거기에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측의 적극적 역할을 이끌어 내지 못하면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 등으로 공들여온 대중외교가 실패라는 지적도 나온다.
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은 전날 같은 간담회에서 "중국이 지금까지 하던 립서비스 이상의 것을 하지 않으면 우리 대중 외교의 파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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