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연자실 중국 증시가 7일 두 차례의 서킷 브레이커 발동으로 개장 29분 만에 거래가 중단되자 베이징의 한 투자자가 꺼진 시세 전광판 앞에서 머리를 감싸 쥔 채 앉아 있다. 베이징=AFP연합뉴스 |
원·달러 환율은 개장 30분 만에 달러당 1200원대를 돌파했다. 중국 위안화 추가 절하 소식이 전해지자 달러당 1203원까지 수직 상승했다. 4일 중국 증시 급락, 6일 북한 4차 핵실험으로 연일 오르던 원·달러 환율은 첫 거래일부터 사흘간 30원 가까이 급등하며 우려를 낳고 있다.
국내 시장은 유독 중국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는 모습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중국과 한국 경제의 연관성이 커지면서 작년 하반기부터 위안화와 원화의 연동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위안화 약세는 원·달러 환율 약세로 이어져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커진다. 또 우리의 대중국 수출 감소로 증시 측면에서 보면 수출주 실적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시장은 당분간 불안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경팔 하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위안화 약세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달러 강세 요인이 지속되면서 하반기에 130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 세계 환율시장도 몸살을 앓았다. 영국 파운드화 환율은 장중 달러당 1.4561파운드를 기록해 2010년 6월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말레이시아 링깃화 환율도 전날보다 0.7% 오른 달러당 4.4250링깃에 이르면서 지난해 10월2일 이래 최고치를 보였고, 태국 밧화 환율도 달러당 36.33밧에 거래되면서 지난해 10월6일 이래 석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거래됐다.
이진경·오현태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