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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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고개 드는 독자적 핵무장론

새누리 “자위적 평화핵 가질 때”
미국 반대 명백해 실현 불가능
전문가 “핵무장… 득보다 실 많아”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국내 정치권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핵무장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이 계속 우리 머리에 핵무기라는 권총을 겨누고 있는데 우리가 언제까지 계속 제재라는 칼만 갖고 있을지 답답한 상황”이라며 “북한의 공포와 파멸의 핵에 맞서 우리도 자위권 차원의 평화의 핵을 가질 때가 됐다”고 밝혔다

김정훈 정책위의장도 “북한이 원자탄을 넘어 수소탄 실험까지 하는 상황에서 이제 우리의 안전보장 방안을 절실히 찾아야 한다”며 “평화는 대응하는 힘을 보유하고 있을 때에 오는 것이지 한쪽이 힘에서 기울면 평화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을동 최고위원 또한 “우리의 핵 개발을 인정하지 않으면 미국은 전술핵 재배치나 그에 상응하는 가시적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권에서 핵무장론을 본격적으로 제기한 인물은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다. 정 전 대표는 2013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후 미국의 전술핵을 재반입하든지 자체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독자적 핵무장론은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평가다.

미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 질서의 붕괴를 의미하는 한국의 핵무장에 동의할 것으로 보기 어려워서다.

미국은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의 핵 개발 계획을 견제했으며 1980년대에는 핵무장 포기를 전제로 전두환 대통령의 집권을 용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에는 우리의 우라늄 농축 실험 논란과 관련해 미국이 앞장서 한국을 압박하기도 했다.

한국이 동맹국이라고 해도 미국의 세계전략에 대한 도전은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핵 개발과 관련한 국제관계에는 친구도 적도 없는 게 현실이다.

서진영 고려대 명예교수는 핵무장론에 대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핵무장을 통해 얻는 것보다 잃을 게 훨씬 많다”며 “우리는 북한처럼 모든 것을 핵 개발에 걸 수 없으며, 핵 개발에 나선다면 그 정권은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청중·염유섭 기자 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