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4차 핵실험 장소가 과거 1∼3차 핵실험 장소와 달라 ‘제2의 실험실’이나 새로운 갱도를 만든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7일 미국 지질조사국(USGS)과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 중국 지진국, 한국 기상청 등이 포착한 북한의 6일 인공지진 발생지 분석에 따르면 풍계리 핵실험장 지상시설을 기준으로 북쪽으로 2㎞, 혹은 북서쪽으로 4㎞ 정도 떨어진 곳으로 측정됐다.
한·중이 포착한 위치는 수백m 차이로 비슷하고, 미국과 유럽이 포착한 진앙은 이곳에서 서북쪽으로 3.5㎞ 정도 더 떨어져 있다. 지진 규모도 국가별로 4.8∼5.1로 차이를 보인다. 이는 각국의 지진 산출 공식과 관측망이 다르기 때문이다.
인공지진 관측 때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북한과 가깝다는 장점이 있지만 145개 모든 관측소가 북한의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반면 미국은 진앙을 둘러싼 100개가 넘는 관측소에서 입체적 분석이 가능해 정확도가 더 높다는 평가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국 기상청이 파악한 핵실험 위치를 중심으로 한·미 정보당국이 분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열린 국회 정보위에서 국가정보원도 “두 차례 핵실험을 했던 풍계리 2번 갱도(서쪽 갱도)에서 북동쪽으로 2㎞ 떨어진 지점에서 (핵실험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했다. 이 때문에 한·중의 관측이 맞을 경우는 신빙성 있는 분석이 되겠지만 미국이나 유럽의 진앙 관측이 맞는다면 또 다른 정보 실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