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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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너마저”… 영업이익 ‘미끄럼’

지난해 4분기 6조1000억원
3분기 비해 17.46%나 감소
5분기 만에 상승세 멈춰
반도체·디스플레이 부진이 원인
4년 연속 매출 200조원 달성
반도체 불황… 올 1분기 실적 불투명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주력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DS(부품) 부문이 비수기를 맞은 데다 단가마저 떨어져 ‘깜짝’ 실적을 보였던 작년 3분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대폭 줄었다. 시장에서는 1분기에도 부진한 실적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에 영업이익 6조1000억원(잠정실적)을 올렸다고 8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7조3900억원)보다 17.46% 감소한 수치다. 이로써 2014년 3분기 4조600억원을 기점으로 4분기 연속 이어오던 영업이익 증가세는 꺾이고 말았다. 작년 전체 영업이익은 26조3700억원으로 2014년(25조300억원)보다 나아졌지만 36조7900억원에 달했던 2013년과는 여전히 격차가 컸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53조원으로 2015년 전체로 200조3400억원에 이르렀다. 2014년(206조2100억원)에 비해 2.85% 줄었지만, 4년 연속 연매출 200조원은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2012년 201조1100억원으로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연매출 2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작년 3분기 7조원대 영업이익 회복에 앞장선 반도체의 부진이 전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당시 영업이익 3조66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반도체는 4분기 들어 3조1000억∼3조2000억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관측된다. PC 수요 부진 등으로 주력제품인 메모리 반도체 D램 가격(4Gb 기준)은 2015년 1월 3.59달러에서 11월에는 반토막 수준인 1.93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수요 부진으로 D램 가격의 하락 폭이 예상보다 컸고, 애플이 올 1분기 수요 부진에 대비해 부품 재고를 빡빡하게 가져간 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디스플레이 역시 지난해 4분기 들어 중국발 액정표시장치(LCD) 공급 과잉과 TV 패널 수요 감소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3분기(9300억원)의 절반가량으로 영업이익이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IM(IT·모바일) 부문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3분기 대비 3000억원 안팎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침체에도 ‘갤럭시S6’와 ‘갤럭시노트5’ 등 신제품 효과에 힘입어 판매량은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연말 재고 소진을 위한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고, 중저가폰 판매 비중 증가로 수익성이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그나마 연말 성수기를 맞은 CE(소비자가전) 부문은 선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TV 판매량 증가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3분기 대비 4000억원 정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1분기다. 시장은 비관적이다. 애플의 ‘아이폰’ 판매부진 여파로 반도체 등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자로서는 추가적인 단가 하락을 감내해야 할지도 모른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절적인 비수기인 데다 반도체 등의 가격 인하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IM 역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 출시를 앞당기지 않는 한 눈에 띄는 실적을 내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