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에 영업이익 6조1000억원(잠정실적)을 올렸다고 8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7조3900억원)보다 17.46% 감소한 수치다. 이로써 2014년 3분기 4조600억원을 기점으로 4분기 연속 이어오던 영업이익 증가세는 꺾이고 말았다. 작년 전체 영업이익은 26조3700억원으로 2014년(25조300억원)보다 나아졌지만 36조7900억원에 달했던 2013년과는 여전히 격차가 컸다.
작년 3분기 7조원대 영업이익 회복에 앞장선 반도체의 부진이 전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당시 영업이익 3조66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반도체는 4분기 들어 3조1000억∼3조2000억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관측된다. PC 수요 부진 등으로 주력제품인 메모리 반도체 D램 가격(4Gb 기준)은 2015년 1월 3.59달러에서 11월에는 반토막 수준인 1.93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수요 부진으로 D램 가격의 하락 폭이 예상보다 컸고, 애플이 올 1분기 수요 부진에 대비해 부품 재고를 빡빡하게 가져간 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디스플레이 역시 지난해 4분기 들어 중국발 액정표시장치(LCD) 공급 과잉과 TV 패널 수요 감소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3분기(9300억원)의 절반가량으로 영업이익이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1분기다. 시장은 비관적이다. 애플의 ‘아이폰’ 판매부진 여파로 반도체 등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자로서는 추가적인 단가 하락을 감내해야 할지도 모른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절적인 비수기인 데다 반도체 등의 가격 인하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IM 역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 출시를 앞당기지 않는 한 눈에 띄는 실적을 내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