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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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북 선박 입항 금지·해외 계좌 동결”

미, 안보리 결의안 초안 마련… 전방위·고강도 제재안 추진/‘3국 거래’ 원천차단도 검토… B-52 폭격기 등 한반도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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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한 전방위·고강도 제재 조치가 담긴 유엔 안보리 결의안 초안을 마련했다.

미국은 이 결의안에 북한의 국제 무역을 봉쇄하는 차원에서 북한 선박의 전 세계 항구 입항 부분 금지, 해외의 북한 계좌 동결 등을 포함한 무역·금융 제재 조치가 담긴 초안을 작성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재무부는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해외 자금 거래 금융 기관을 찾아냈으며 해당 계좌를 동결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NYT가 전했다.

미국 공화당의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의회의사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4차 핵실험과 관련해 “조만간 대북 제재 강화 법안을 표결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NYT는 미국이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에도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계좌를 동결했으며 이 조치가 북한에 고통을 안겨 주었다고 지적하고, 이번에 그와 유사한 방식으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자금 거래 계좌를 동결하는 조치를 검토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당시 BDA에는 위조화폐 등을 돈세탁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자금 계좌가 운영되고 있었고, 이 계좌는 북한 엘리트 지도부의 자금 거래처로 이용됐다.

대북 확성기 방송 ‘ON’ 정부가 북한의 4차 핵실험 대응 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8일 낮 12시 경기 중부전선의 확성기 방송실에서 육군 장병들이 기계를 작동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경기 중부전선의 대북 확성기.
사진공동취재단
이 신문은 또 미국이 이란에 대해 취했던 조치와 유사하게 북한과 다른 나라의 금융 거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이란에 적용했던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조항은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이나 금융기관이 미국 금융기관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조항으로 이를 적용하면 북한의 해외 금융거래가 사실상 전면 금지된다. 미국은 이 같은 금융 거래 차단 조치가 성공적으로 효력을 발휘해 이란이 미국 등 서방 국가와의 핵 협상 테이블로 나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이 신문이 지적했다.

대북 제재 결의안 초안 작성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미국 정부의 한 당국자는 “우리가 정말로 원하는 것은 결의 내용이 위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NYT가 전했다.

가장 효과적인 조치는 북한에 대한 유류 수출을 제한 또는 전면 금지하는 것이라고 대부분의 전문가가 믿고 있으나 중국이 이 같은 조치에 강력 반대하고 있다고 NYT가 지적했다. 미국 정부의 한 당국자는 “중국이 그러한 조치를 아예 꺼내지도 못하게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미국의 전략자산으로 핵 능력을 탑재할 수 있는 B-52 전략 폭격기와 B-2 스텔스 폭격기를 7일(한국시간) 남북한 경계 지역에 출동시켰다고 NYT가 보도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