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퇴임을 앞둔 양종만(사진)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가 10일 기초물리학보다 ‘선정적’인 사업에만 골몰하는 정부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달 탐사를 하겠다는 정부가 준비도 제대로 안 한 상태에서 계획을 발표하고 재원을 투자하는데, 뚜렷한 과학적 목표보다는 그냥 ‘달에 간 나라 중 하나가 되고 싶다’는 의도로밖에 안 보인다”는 것이다. 양 교수는 “정부의 ‘우주인(이소연) 사업’도 외국 로켓에 태워서 우주 한 번 다녀오게 하려고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는데 어떤 효과를 냈는지 전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러 선진국에서는 천체물리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많은 연구 업적을 내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천체물리 육성에 소극적”이라며 아쉬워했다.
그는 “물리학과 신입생들에게 물어보면 열 중 서넛은 천체물리를 공부하고 싶어 하지만 결국 취업에 눈뜨고 다른 분야로 빠져나간다”며 “(후학들이) 현실에 얽매이지 말고 흥미가 가는 목표를 세운 뒤 매진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