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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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절하 지속… 글로벌 환율전쟁 불붙나

올 15% 절하 전망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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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위안화발(發) 글로벌 환율전쟁’이 불붙고 있다.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를 전격 단행하면서 국제금융시장이 ‘차이나 쇼크’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대중 수출경쟁관계에 있는 한국과 멕시코, 베트남 등 신흥국들 사이에서는 자국 통화의 절하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11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지난주 상하이 역내 외환시장에서 1.4% 절하된 달러당 6.59위안에 거래됐다. 이 절하 폭은 주간 단위로는 지난해 8월11일 이후 최대다. 위안화 가치를 기준으로 보면 5년 만에 최저치다. 지난해 1년 동안 달러 대비 위안화가 4.6% 평가절하된 것과 비교하면 최근의 절하 폭이 두드러진다. 

11일 원·달러 환율이 5년 반 만에 가장 높은 달러당 1209.8원으로 마감하고 코스피도 1900선이 무너진 가운데 서울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전광판 앞에서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앞서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지난 7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을 0.51% 평가절하한 달러당 6.6546위안으로 고시하면서 지난달 26일부터 8일 연속 절하를 단행했다. 이후 이틀 연속 절상에 나섰지만 중국 안팎의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추가로 평가절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주 위안화의 12개월 전망치를 달러당 6.60위안에서 7위안으로 올려 잡았다. ABN 암로 은행도 달러당 6.55위안에서 6.70위안으로 전망치를 변경했다. 영국의 유명 헤지펀드 ‘옴니 파트너스’의 매크로펀드 담당 수석 전략가인 크리스 모리슨은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위안화가 올해 15% 절하될 수 있다”며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7.5위안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텅신선물의 제스퍼 로 이사는 지난주 급락한 위안화 가치가 이번 주에는 약간 상승할 수 있지만 연중으로 보면 10%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당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는 수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위안화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3.7% 감소했다. 5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는 수출은 13일 발표되는 지난해 12월 실적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이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위안화 평가절하를 계속하면 중국과 수출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신흥국들이 양적완화를 통해 통화가치를 낮추는 환율전쟁에 나설 공산이 크다. 루이스 비데가라이 멕시코 재무장관은 지난 7일(현지시간)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가 각국의 경쟁적인 평가절하를 촉발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일부 국가에서는 벌써 통화가치 하락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지난 4일 자국 통화인 동화의 기준환율을 종전 달러당 2만1890동에서 2만1896동으로 올려 달러화에 대해 0.027% 절하했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지난해 8월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절하했을 때도 세 차례에 걸쳐 동화의 가치를 절하했다.

최문박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중국은 위안화 약세가 수출 경기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생각을 바탕에 깔고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고 있다”며 “위안화 약세가 더욱 심해지면 각국이 통화약세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출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아시아 내 국가들을 중심으로 환율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