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공공부문부터 선도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곧 다가올 기업은행 노사협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 위원장은 12일 열린 ‘금융정책 수요자 간담회’에서 “금융개혁을 체감하려면 금융권에 성과주의가 뿌리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잘하는 사람이 더 좋은 대우를 받도록 차등화해야 한다”며 보수, 평가, 인사 등 다양한 체계의 변화를 주문했다.
임 위원장의 금융권 성과주의 문화 확산은 결국 은행권 성과연봉제 도입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 보험, 카드사 등에는 이미 상당한 수준의 성과주의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며 “반면 은행은 여전히 호봉제가 강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결국 노사갈등으로 연결될 것이란 염려가 많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효율적인 조직 관리를 위해 성과주의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은 성과주의에 긍정적이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CEO치고 성과주의를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쓴웃음을 지었다.
재계의 오래된 속언 중에 “일당제로 하면 노는 꼴 때문에 속 터지고, 도급제로 하면 죽을까 봐 겁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성과주의는 직원들의 업무능력을 한계까지 끌어내는데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반대로 노동자 입장에서 과도한 성과주의 압박은 심각한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이미 나기수 기업은행 노조위원장, 유주선 신한은행 노조위원장 등이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를 정면에 내세우고 당선되는 등 노측은 “결사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곧 시작될 기업은행 노사협상이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임 위원장은 “성과주의는 공공부문이 선도해서 민간으로 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부문은 결국 기업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의 3개 국책은행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 중에서도 특히 규모가 작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과 달리 직원 수만 1만2495명에 달하는 기업은행이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시중은행들은 기업은행 노사협상 결과를 주시하면서 한 발짝 물러선 양태”라면서 “이 결과가 향후 금융권 성과주의 확산의 척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올해 업무계획에 성과주의 도입이 들어 있다”고 선전포고를 날렸다. 기업은행은 곧 자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성과연봉제 도입에 관해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나 위원장은 “성과주의 도입 결사 반대” 태세를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 노사협상이 장기화될 조짐도 점쳐지고 있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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