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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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신당 바람, 돌풍일까 미풍일까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이 4월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킬 지, ‘미풍’,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지 관심사다.

국민의당의 총선 의석은 여당인 새누리당과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석수와 맞물려 있다. 국민의당이 차지하는 의석만큼 여당과 제1야당의 의원 수가 줄기 때문에서다.

전문가들은 현재 안 의원의 지지도와 국민의당 지지율 추세를 보면 원내교섭단체 구성은 무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더라도 50석을 넘을 지, 30석 안팎에 머무를 것인지에 대해서는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12일 통화에서 “국민의당이 제1야당이 되기가 쉽지 않을 것”고 관측했고, 양승함 연세대 교수는 “막상 선거전에 들어가면 기존의 야당 지지자들이 결집한다”고 분석했다. 안철수 신당의 제1야당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신율 명지대 교수는 “ 제1야당이 바뀔 수도 있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을 제치고 제1야당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국민의당이 “50석이상을 의석을 얻으면 돌풍”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최 교수는 “총선을 불과 몇개월 앞두고 창당한 국민의당이 50석을 얻으면 돌풍, 강풍”이라고 설명했다. 신생정당이 50석 이상을 얻은 예는 중선거구였던 1985년 12대 총선에서 신한민주당( 67석)과 소선거구제인 1996년 15대 총선에서 자유민주연합(50석)에 불과하다. 12대 총선에선 신한민주당이 제1당의 위상을 차지했다.

김종필 총재의 자유민주연합은 당시 충청권(대전 7, 충남 12, 충북 5명)을 석권한데 이어 대구 8, 경기 5, 경북과 강원에서 각각 2명을 당선시키는 등 전 지역에서 골고루 의석을 확보했기때문에 50석이 가능했다. 50석 이상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15대 총선에서 김대중 총재의 새정치국민회의는 79석으로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보였고, 여당인 신한국당은 139석으로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다. 자유민주연합의 돌풍이 여당과 제1야당에 그만큼 타격을 준 셈이다.

국민의당이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면 정치권에 엄청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안 의원은 3당 체제에서 정국주도권을 확실을 거머쥐는 것은 물론 내년 대권가도에 유리한 고지에 선점할 수 있는 국면이 조성되는 셈이다.

그러나 배종찬 리서치 앤 리서치 본부장은 “총선에서 정당의 지지율이 의석수와 직결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정당 지지율보다 지역별 구도가 더 중요하다는 게 배 본부장의 인식이다.

그 근거로 13대 총선 결과를 예를 들었다. 당시 김영삼 총재가 이끄는 통일민주당은 정당지지도(23.8%)가 김대중 총재의 평화민주당(19.3%)보다 높았으나 의석수는 평화민주당 70석, 통일민주당 59석으로 나타났다.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도 30안팎의 의석을 획득하면 ‘호남 자민련’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최 교수는 “국민의당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면 정치적으로 과소평가 할 수 없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대선정국에서 소멸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1992년 14대 총선에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이끈 통일국민당의 재판이 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통일국민당은 총선에서 31석을 얻었으나 92년 대선 후 뿔뿔이 흩어졌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국민의당이 호남지역에서 많은 의석을 얻어도 원내교섭단체를 겨우 구성하면 지역정당에 머무르는 호남자민련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설파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의당이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하면 찻잔 속 태풍이라고 평가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이회창 총재의 자유선진당(18석) 처럼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4월 총선 결과가 주목된다.

황용호 선임기자 drag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