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중국발 위기가 확대돼 증시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 가격은 오르고 있다.
12일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03%포인트(p) 상승한 1.638%, 국고채 10년물은 전 거래일에 비해 0.011%p 상승한 2.036%를 기록했다. 채권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채권가격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중국의 시장상황에 따라 채권금리는 등락을 거듭하고 있으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리하단을 낮추고 있다.
지난해 말 1.662%로 마감했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올해 첫 거래일에는 1.634%까지 떨어졌다. 이후 소폭 반등했으나 지난 11일 1.635% 수준까지 다시 떨어졌다. 국고채 10년물은 지난해 말 2.076%로 마감했으나 올해 들어 2.015%(7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 중국發 증시 불안에 채권 쏠림
중국 증시 불안 때문에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안전자산인 채권 쪽으로 투자자들의 자금이 쏠리고 있다.
이날 장중 중국 상하이증시가 3000선 아래로 내려갔다. 한국시간으로 오전 10시39분경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0.86% 하락한 2990.90까지 내려갔으나 다시 300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오전 장에서는 이 때문에 국고채 3년물은 0.002%p 하락한 1.633%, 10년물은 0.008%p 떨어진 2.017%에 거래됐다.
자료제공=하이투자증권 |
지난 주말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2월 고용지표를 보면 미국 12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29만2000여건 증가해 시장 예상치(21만건)을 크게 상회했다. 10월, 11월 수치도 각각 29만8000건에서 30만7000건, 21만1000건에서 25만2000건으로 상향 조정됐다. 실업률은 3개월 연속 5%를 유지했고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율은 각각 전월대비 0.1%p 상승한 62.6%와 59.5%를 기록했다.
하지만 고용호조만큼 임금 상승이 이뤄지지 않아 미국채 10년물은 하락하는 등 물가상승 압력은 낮은 상황이다.
신얼 현대증권 연구원은 "실업률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질적 개선을 나타내는 고용지표의 느린 개선세는 여전히 고용시장이 느슨한 부분이 존재함을 시사한다"며 "경제 여건이 낙관적일 경우 2회, 보수적으로 현실을 판단할 경우 1회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오는 금통위, 경제성장률 하향 유력…장기물 중심으로 하락할 듯
오는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가 연 1.50%로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채권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8%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발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은의 수정 경제전망치 하향 조정으로 금리인하 기대감이 유지되면서 숏커버성 매수세가 유입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주 국고채 3년물은 1.61~1.69%, 국고채 10년물은 2.00~2.09%의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0.1%~0.2%p 하향에 그쳐 상징적인 의미로 3%대를 유지할 것이나, 시장이 체감하는 성장률은 2% 중반에 머무를 것"이라며 "1월 금통위를 기점으로 인하 기대감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1월 중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1.90%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지만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불안 요인, 위안화 약세 재료 등이 1월 경기전망에 완전히 반영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률 전망 하향은 향후 추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1차례의 금리인하가 완전히 선도금리에 반영될 때까지는 채권시장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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