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15년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잠정치)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39조1천억원으로 한 달 동안 6조9천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 늘었다.
작년 은행의 가계 대출 증가액은 78조2천억원으로 한은이 관련 통계를 편제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최대 규모다.
종전 최대치인 2004년(37조3천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나 된다.
작년 말 은행의 가계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77조2천억원으로 1년 사이 70조3천억원 증가했다.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나머지 대출잔액은 161조2천억원으로 8조원 늘었다.
이런 증가 폭은 2008년의 6조8천억원을 뛰어넘어 연간 최대치다.
은행의 가계 대출 증가는 2014년 하반기부터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정책의 규제 완화와 기준금리 인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급증한 가계 부채는 앞으로 민간소비에 부담을 줌으로써 경제 성장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또 미국이 추가적으로 금리를 올리면 가계가 부채로 받는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 12월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 6조9천억원은 전월(7조5천억원)보다 줄었지만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6조3천억원으로 전월(5조9천억원)보다 4천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의 높은 증가세는 집단대출 수요와 예년보다 많은 주택거래량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지난달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은 8천300가구로 2006∼2014년 12월 평균 거래량 6천900가구보다 훨씬 많다.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다른 대출은 지난달 7천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윤대혁 한은 시장총괄팀 과장은 "마이너스통장대출 증가 폭은 연말 상여금 등으로 가계에 여윳돈이 생기면서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작년 말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24조1천억원으로 1년 동안 48조3천억원 늘었다.
대기업 대출 잔액은 164조4천억원으로 4조5천억원 줄어든 반면,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559조6천억원으로 52조8천억원이나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238조9천억원으로 29조7천억원 늘었다.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 폭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시작한 2005년 이후 종전 최고인 2007년 기록(19조8천억원)을 뛰어넘는 것이다.
경기 둔화 여파로 서민들이 사업자금으로 그만큼 은행에서 돈을 많이 빌린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의 수신 잔액은 작년 12월 말 현재 1천391조1천억원으로 2014년 말보다 100조3천억원 늘었다.
수시입출식 예금이 92조원 증가했지만 정기예금은 8조2천억원 줄었다.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은행채는 각각 9조6천억원과 5조6천억원 늘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 잔액은 421조7천억원으로 1년 동안 44조4천억원 증가했다.
머니마켓펀드(MMF)가 11조원, 채권형 펀드가 14조4천억원, 파생상품 등 신종펀드가 16조원 각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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