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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국정 연설에서 의도적으로 북한 핵 문제를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을 공격하는 나라가 파멸에 이를 것이라고 엄중 경고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임기 마지막 해의 강경 대응 기조를 천명했다.
북한이 1990년대 초부터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는 등 도발을 계속할 때마다 ‘도발→제재→협상’의 사이클이 반복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같은 패턴에서 벗어나 협상 단계를 배제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임기 마지막 해에 외교적 업적을 남기려고 이란 핵 협상처럼 북한과 극적인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워싱턴 외교가 일각의 전망을 일축하는 태도를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정 연설에서 북한 문제를 꺼내지도 않아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핵실험 주도 홍영칠 표창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2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사무실에서 4차 핵실험을 담당했던 핵과학자 등에게 표창을 줬다고 노동신문이 13일 보도했다. 김 제1위원장 옆에 이번 핵실험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홍영칠 군수공업부 부부장(붉은 원) 모습이 보인다. 연합뉴스 |
미 하원에서 통과된 법안은 지금까지 미국이 북한에 취한 제재 조치 중에서 가장 광범위하고, 그 강도가 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법안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제재, 사치품 유입 차단 등 북한 지도층 견제, 인권 유린 행위 처벌, 자금 세탁과 위조 지폐, 마약 밀거래 등 불법행위 규제, 사이버 안보 침해 대응 조치 등을 모두 담고 있다.
특히 북한의 불법행위를 어떤 형태로든 지원하거나 이런 행위에 연루된 제3국의 금융기관이나 기업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적용할 수 있도록 미국 행정부에 재량권을 부여했다. 만약 미국 정부가 이 조항을 이용하면 주로 중국의 금융 기관이나 기업이 제재 대상에 포함될 수 있어 북한 편을 드는 중국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 정부는 대북 제재 강화 법안 입법 절차가 끝나면 북한과 중국의 태도를 지켜보면서 이 법의 이행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북한 문제만을 고려해 중국과의 관계를 조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 법이 실제로 중국 측에 타격을 주는 방향으로 이행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