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척수장애인 10명 중 7명 "자살 충동 느껴"

중추신경의 일부분인 척수 손상으로 장애를 입은 척수장애인 10명 중 7명은 자살 충동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중 절반은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척수장애인협회(회장 구근회)는 14일 전국 14개 시·도 척수장애인 600명을 조사해 발표한 ‘2015 척수장애인 욕구 및 실태조사’ 보고서에서 응답자 68.8%가 척수가 손상된 뒤 자살 충동을 느꼈으며 32%는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자살 충동을 느낀 원인으로는 삶의 의욕 상실(50.4%·복수 응답)과 신체적 장애(40.4%)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우울 등 정신과적 증상(18.0%)과 경제적 문제(12.2%), 대인 관계(10.5%)가 뒤를 이었다.

척수장애인 10명 중 7명은 또 교통사고 등으로 장애를 입은 뒤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척수 손상 전에는 응답자 14%가 무직이었지만 척수 손상 뒤에는 73%가 무직이라고 답했다. 직장생활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장애로 인해 제대로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을 것 같아서’가 51.4%에 달했으며 ‘기초생활수급자는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제도 때문에’와 ‘일할 기회가 없어서’가 각각 14.2%, 8.6%를 차지했다.

협회 관계자는 “척수장애인들이 삶에 대한 의욕을 가질 수 있도록 재활심리치료와 동료상담, 가족지원 서비스 지원이 필요하다”며 “또 이들이 직장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맞춤형 직업 재활 서비스도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