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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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사업·신사업 융합… 미래 성장동력 찾는다

경제 위기 돌파구 찾는 산업수도 울산
지방재정 분석 특·광역시 중 1위, 외국인 투자유치 실적 평가 최우수, 정부 합동평가 복지사회·문화여성·환경산림·중점과제 4개 분야 최우수, 부산지방국토관리청 하천유지관리 평가 1위, 감염병 안전평가 1등급은 2015년 울산시의 성적표다. 김기현 울산시장도 한국갤럽 조사에서 시·도지사 직무수행평가 1위를 차지했다. 한국갤럽이 전국 1만70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최근 발표한 2015년도 하반기 시·도지사 직무수행평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시장은 응답자의 74%가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 조사에서도 1위였다. 김 시장이 ‘잘못하고 있다’고 답한 유권자는 11%였다.


이런 성과는 울산의 여건이 좋았던 덕분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지난 한 해 산업수도로 불리는 울산의 각종 경제지표는 곤두박질쳤고, 수출실적은 2005년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수출과 수입이 모두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가 이어지고 있다. 주력산업인 조선, 화학이 글로벌 경기 침체로 휘청거린 탓이다. 울산의 경제가 최악의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울산시는 지난 한 해 동안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데 팔을 걷어붙였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산업을 육성해 경제활력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기존 주력산업에 신기술, 신소재를 접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일에 나섰다. 대표적인 것이 조선해양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ICT융합 인더스트리4.0s사업’이다. 이 사업은 기반조성과 연구·개발(R&D)로 나뉘어 추진된다. 산학융합형 하이테크타운 조성과 스마트십을 기반으로 한 응용기술 개발 등이 주요 내용이다. 사업비 1825억원이 쓰일 예정이다.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올해부터 본격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열린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현대중공업 최길선 회장(오른쪽 두 번째), 김기현 울산시장(오른쪽 네 번째)이 현대중공업 신현수 중앙기술원장(맨 오른쪽)으로부터 스마트십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울산시 제공
3D프린팅산업 허브 기반 구축을 위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3D프린터로 자동차 부품을 찍어내고, 줄기세포를 기반으로 한 생체소재 프린팅 기술을 개발하는 환자 맞춤형 재활치료용 3D프린팅 기술 개발 등이다. 3D프린팅 수요연계형 제조혁신 기술 지원과 고분자 IT융합 3D프린팅 소재개발 지원 등의 사업도 추진 중이다. 1만명의 유전정보를 분석해 한국인 게놈 빅데이터를 만드는 게놈 산업, 2차전지, 수소산업 등도 육성하고 있다.

울산 창조경제를 이끌 울산테크노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울산시는 이곳을 산·학·연 융합형 연구특화단지로 조성해 인력 양성과 연구개발, 기술 상용화, 창업,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등의 선순환 시스템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또 자동차, 조선해양, 석유화학, 비철금속 등 울산 주력산업의 체질 개선을 비롯해 수소전지·오일허브 같은 에너지 및 바이오·탄소·나노 같은 신소재 등 미래 신성장동력을 육성할 방침이다. 

지난해 6월 개통한 울산대교 전경. 울산대교는 매암동 울산항 제9부두와 동구 현대미포조선 부근 예전 부두를 잇는다.
울산시 제공
국내외 자본을 유치해 미래 준비를 위한 기반을 다졌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투자유치단을 꾸려 직접 해외자본 투자 유치에 힘을 쏟았다. 지난해 6월엔 유럽과 미국에서, 10월엔 일본과 중국에서 각각 투자유치 활동을 벌였다. 지난해 7월부터 1년6개월간 ‘경제살리기’를 위해 다닌 거리는 11만9384㎞. 지구(둘레 4만120㎞) 세 바퀴 정도 돈 것과 같다. 이런 덕분에 외국인직접투자(FDI) 금액이 지난 3분기까지 사상 최대치인 27억5400만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외투기업이 울산에 신·증설 투자하기로 한 금액은 9억7200만달러에 달한다.

국내 기업의 투자도 이끌어 냈다. 에쓰오일은 8조원을 들여 한국석유공사로부터 매입한 울주군 온산읍 석유비축기지부지에 ‘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을 짓는다. 다음달 착공해 2017년 완공할 계획이다. 이 밖에 울산 내 일반·국가산업단지에 국내 기업(투자액 2조2541억원)을 유치했다. 울산시는 국내외 투자 유치로 2634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내년도 국가 예산은 사상 최대치인 2조3103억원을 확보했다. 주력산업의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래 먹거리 발굴, 육성을 위한 창조경제와 연구개발(R&D) 사업비가 대거 확보돼 질·양적으로 모두 큰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교통·물류 인프라도 구축했다. 울산대교 및 접속도로와 울산외곡순환고속도로, 국가산단 연결도로 등의 도로망을 확충했다.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사업자로 롯데쇼핑을 선정하는 등 민간 투자 유치를 통한 관련 사업도 본격화했다.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힘을 쏟았다. 지난해 10월 국제연합세계관광기구(UNWTO)가 주최하는 ‘2015 산악관광회의’를 유치했고, 수년간 중단됐던 강동권 해양복합관광단지 내 강동리조트 조성 공사가 재개됐다.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와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울산대교 전망대가 준공되고 3개의 비즈니스호텔이 잇달아 문을 열면서 체류형 관광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했다.

안전도시 울산 만들기 사업은 성과를 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건강도시로 인증받았고, 신종 감염병에 선제적 대응체계를 구축해 ‘메르스 청정도시’를 유지했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확산될 때 울산에서는 감염환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런 덕분에 국민안전처의 감염병 안전평가에서 1등급을 받았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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