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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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붙은 사드… “정부 입장 분명히 해야”

북 핵실험 이후 목소리 커져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계기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부가 입장을 보다 분명히 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문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감안해서, 또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따라서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면서도 “다만 현재 미 국방부가 주한미군에 배치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에 미 국방부가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한다고 결정하고 우리 정부의 협의를 요청해 오면 그때 가서 우리 안보와 국익을 감안해서 방향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이는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신년회견에서 나온 발언에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요청이 있는 경우 검토하겠다는 설명이 추가된 답변이다. 사드 배치를 검토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린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으나 정부가 의도적으로 명확한 입장 표명을 미루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전직 고위 외교안보 관료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실효성 있는 대북 제재를 위해 중국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중국을 자극할 수 있는 부분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정부가 요청할 때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북한이 4차 핵실험까지 강행한 시점에서 한·미 공조를 강화해 군사적 억지력을 키우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면 우리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사드 배치 필요성이 거론되는 가장 큰 이유는 북핵의 고도화 수준과 속도 등을 감안하면 우리 군의 자위적 억제력이 불충분하다는 점에서다.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은 최근 학술지 ‘신아세아’에 기고한 ‘북한의 김정은 정권과 대북정책 재조명:전략적 선택의 기로’라는 학술논문에서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와 킬체인으로 상징되는 선제타격전략이 구체화되기 시작했으나 이 시스템이 계획대로 완비되는 시점은 2020년”이라며 “북핵 문제의 시급성에 비추어 그때까지는 우리 군의 군사적 대비 태세가 매우 불비하다”고 우려했다.

북 핵과학자들 극진한 환송식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14일 ‘수소폭탄 실험’ 관여자들이 5박6일간의 평양 체류를 마치고 지난 13일 평양을 떠난 사실을 전하면서 “수십리 연도에서 10만명의 수도 시민들이 자랑스러운 영웅들을 향해 꽃다발을 흔들며 열렬한 축하의 인사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평양시민들이 대학거리에서 연못동에 이르는 대로변에서 핵 과학자들과 기술자, 군인 건설자들을 환송하는 모습.
연합뉴스
사드 배치가 중국의 안보를 위협하려는 게 아니라는 점을 중국에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핵 위협 때문에 불가피하게 사드 배치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중국에 얘기해야 한다”며 “사드를 도입하면 우리 군의 미사일 개발 기술이 진일보하는 계기가 마련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김민서·박수찬 기자 spice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