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내수 튼튼 수출 쭉쭉'… 쌍끌이 전략으로 경제 살린다

경제 관련 부처 정책 방향
14일 경제 관련 부처의 ‘2016년 합동 업무보고’ 핵심은 내수와 수출의 균형을 통한 경제활성화다. 정부는 ‘내수 튼튼, 수출 쭉쭉’이라는 표현으로 압축했다. 한국 경제는 그동안 수출 주도형 성장을 해오다 지난해 세계 경기 침체로 수출이 되레 성장의 발목을 잡는 위기에 빠졌다. 그나마 정부의 소비 촉진책으로 내수가 연말로 가면서 차츰 회복세를 보였다. 정부는 올해도 대내외 경제여건이 녹록지 않은 만큼 내수와 수출 쌍끌이 전략으로 경제활성화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오전 세종시 세종컨벤션센터 4층에서 열린 2016 정부업무보고에 참석하기 위해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박 대통령 왼쪽은 황교안 국무총리, 오른쪽은 유일호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정부가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수출 회복이다. 업무보고 내용의 60%가량이 수출 관련 대책이다. 수출이 지난해 11개월 연속으로 줄면서 경제성장률을 깎아 먹었던 만큼 짜낼 수 있는 대책을 총망라했다. 정부는 우선 작년 말 발효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 활용해 수출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2만5000여곳의 대중 수출기업을 상대로 정보·교육·컨설팅을 집중 지원하고 의약품 품질검사 등 비관세 장벽을 없애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성장세가 다소 둔화하더라도 내수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수출확대 정책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부는 새만금 한중 산업협력단지를 중국 진출의 전진기지로 삼아 중국발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로 했다. 통관기간을 단축하는 등의 방식으로 김치, 쌀과 김, 어묵, 연어 등 ‘프리미엄 농수산식품’의 수출 문턱도 낮출 계획이다. 화장품, 식료품, 생활용품, 유아용품, 패션의류 등 5대 유망 소비재 업종에는 연구·개발(R&D)과 마케팅을 지원한다.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수출경쟁력 강화 대책도 내놨다. 내수기업에 대해 수입 부가세 납부 유예제도 등을 적용해 수출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글로벌 온라인몰 입점 지원을 확대해 전자상거래 수출 지원에도 나선다.

정부는 수출구조와 지원체계를 전면 혁신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세계 경제의 침체가 장기화하면 전 세계 교역량이 줄 수밖에 없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직격탄인 만큼 원점에서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주력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해외산업단지 조성, 미래성장동력 선택과 집중 등 신산업전략을 추진한다.

내수는 작년 마지막 분기에 회복세로 돌아선 기세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특히 지난해 내수 회복을 위해 실시된 개별소비세 인하와 같은 대형 소비진작책이 끝나면서 연초에 나타나고 있는 ‘소비절벽’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정부는 우선 1분기 재정 조기집행의 규모를 작년보다 8조원 확대한다. 공공기관 투자 6조원, 연기금 대체투자로 10조원을 추가로 쏟아붓는다. 지난해 내수 회복을 위해 도입한 코리아 그랜드 세일, 코리아 블랙프라이 데이 행사를 올해에도 열어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비를 촉진할 계획이다.

구조적인 소비 제약에는 가계소득 증대세제를 보완하고 주택·농지연금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공공임대 주택, 주거 급여, 전월세·구입자금 지원 등으로 모두 113만가구에 혜택을 주기로 한 것도 서민주거 안정을 도모해 소비 여력을 확충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종합적인 외국인 정책을 수립해 생산 가능 인구 감소에 대응하고, 규제프리존 도입과 에너지 등 신산업 분야 투자로 민간의 투자 활성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상반기 내로는 서비스경제 발전 전략을 마련해 서비스산업에 대한 규제와 지원 체제를 새롭게 정비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대내외 경제여건이 어려워지면서 기업가정신은 쇠퇴하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의 좌절감이 깊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올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성과를 구체화해 국민 체감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