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는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인재 영입 경쟁’에서 여야를 통틀어 단연 선두를 내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문 대표가 인재 영입을 통해 당을 수습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우리 당이 새로운 인물들로 채워지고 있다. 각 분야 전문가이고 우리 당에서도, 기존 정치권에도 매우 드문 새로운 인물들”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의 인재 영입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캠프 차원에서 만든 인재DB(데이터베이스)가 뼈대를 이루고 있다는 후문이다. 넓은 의미의 ‘섀도 캐비닛’인 셈이다. 대선 당시 정책자문을 얻고 지지선언을 이끌어 내기 위한 각 분야 전문가 1000여명이 담긴 리스트가 지난해 2·8전당대회 직후 간추려지며 문 대표의 ‘인재 영입 리스트’로 탈바꿈했다는 것이다. 영입 절차는 영입 인사와 인연이 있는 당 인사들이 먼저 입당을 제안하고 마지막에 문 대표가 직접 찾아가 확답을 받는 식으로 이뤄진다고 한다.
국민의당 권은희와 맞대결 이용섭 전 의원(왼쪽)이 17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민주 복당을 선언하고 있다. 문재인 대표가 김 의원의 복당을 환영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이재문 기자 |
구민주계 정대철 상임고문이 탈당하던 15일 오전 10시에도 당 대표실에선 김종인 선대위원장 입당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김 위원장 기자간담회 직후 당 관계자가 “정 고문이 탈당하는지도 몰랐다”고 말하자, 한 주류 측 인사는 “그게 우리 전략”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이용섭 전 의원의 복당도 마찬가지다. 이날 탈당을 예고한 광주의 박혜자 의원, 전남의 김영록·이개호 의원에 대한 맞불작전의 성격이 강하다. 박 의원 등은 탈당 날짜를 연기했다.
문 대표는 이 전 의원 복당에 대해 “광주 정치를 되살리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였던 광주 광산을에 출마해 안철수 신당에 합류한 권은희 의원과 대결을 벌일 것이 확실시된다. 이 전 의원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에 출마하기 위해 의원직에서 사퇴했으나 옛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윤장현 광주시장 전략공천에 반발해 탈당했다. 이 전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저를 버렸지만 저는 더불어민주당에 다시 돌아왔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19일로 예상되는 문 대표의 신년 회견을 본 뒤 20일쯤 선대위 인선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가 선대위가 안정되면 당 대표직을 내려놓을 것을 시사해 이달 말쯤에는 문 대표가 사퇴를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