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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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생각한 청소년 5명 중 1명 "실제 시도해봤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우수 논문 "구체적 계획까지 세운 청소년은 전문가 필요"
수원지검과 법무부 법사랑위원 수원지역연합회가 2015년 공동으로 개최한 학교폭력과 청소년 자살 예방을 위한 시사만화 전시회가 수원지검 대회의실에서 열려 청소년들이 관람하고 있다.
자살을 생각하는 청소년의 약 20%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울 정도로 자살 생각을 많이 한 청소년은 부모나 친구들이 지지와 관심을 보여도 막는 데 한계가 있기에 가정이나 학교의 울타리에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8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따르면 최근 재단이 발간한 '2015 연구논문 지원사업 논문 모음집'에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석사과정 김재인씨가 작성한 '자살을 생각하는 청소년의 자살시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연구' 논문이 최우수 논문으로 실렸다.

이 논문은 2014년 질병관리본부 등이 벌인 '제10차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에 응한 중·고등학생 7만2천60명 중 '자살을 생각해 봤다'고 밝힌 9천438명의 데이터를 이용해 청소년의 자살시도에 어떤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자살을 생각한 청소년 중 최근 1년 내에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는 청소년은 19.2%로 나타났다. 자살을 생각한 청소년 5명 중 1명꼴로 실제로 자살을 시도했다는 것으로, 청소년 자살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 재확인됐다.

자살 생각을 해 본 청소년의 74.0%는 평상시 스트레스에 많이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7.7%(724명)는 학교나 가정 등에서 폭력을 당해 병원 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들 가운데 고민이나 힘든 일이 있을 때 가족으로부터 이해와 관심 등 '지지'를 받고 있다고 답한 청소년은 24.9%, 친구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청소년은 40.4%였다.

반면, 교사의 지지가 있다고 답한 청소년은 2.6%에 불과해 가족·친구·교사 이외 다른 사람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고 답한 비율(3.7%)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논문은 자살시도를 실제로 하기까지 폭력경험과 스트레스, 우울감 등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와 가족·친구·선생님 등의 지지가 자살시도를 저지하는 역할을 했는지 등도 분석했다.

이 결과 폭력에 시달린 경험 때문에 자살을 생각한 청소년에게 주변의 관심과 지지가 있을 경우에는 자살시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우울감이 높거나 이미 자살 계획을 세운 청소년은 주변의 지지도 자살시도를 잘 막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이미 자살 실행 계획까지 세운 경우라면 친한 친구나 사랑하는 가족들도 그 친구를 감당할 수 없는 상태라는 의미"라며 "이런 때 꼭 전문가를 찾아 적극적으로 도움을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청소년 상담센터 이용 비율이 0.4%에 불과하다는 연구기관의 조사결과를 소개하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검사를 주기적으로 벌여 검사 결과에 따라 전문가가 즉각 개입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