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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교 성폭력 심각한데 교육당국은 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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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내 성폭력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성폭력은 교권침해는 물론이고 면학분위기까지 흐트리고 있다.

세계일보는 어제 시리즈 ‘학교 성폭력 실태 보고서’를 통해 교내에서 학생들에게 성희롱을 당하고도 말 못 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한 지방 중학교 남학생들이 여교사의 치마속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가 적발됐다. 피해 교사들은 정신적 충격을 받아 심리치료까지 받아야 하는 지경이었다. 이러한 몰카사건은 다른 학교에서도 빈발했다. 새누리당 박대출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교권침해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 1학기까지 발생한 학생들의 교권침해는 2만6411건에 달했다. 이 중 학생에 의한 성추행 및 성희롱 등 교사 성폭력은 375건으로 증가일로였다. 동료교사에 의한 성추행 등도 5년간 51건이나 됐다. 교사들이 피해를 입고도 학생들과 학부모들 사이에 소문이 날까 전전긍긍하면서 신고를 꺼린다고 한다.

학생들 간 성폭력도 심각한 지경이기는 마찬가지이다. 교육부의 ‘학생성폭력 가해자 및 피해현황’에 따르면 학생 성폭력은 2012년 856건, 2013년 1083건, 2014년 1697건으로 증가추세이다. 대부분 성폭력이 학생들 간에 발생했다. 최근에는 강간과 유사강간 등 강력 성범죄가 늘어나고 있어 지도교사들이 골치를 썩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교내 성범죄에 대해 교육당국이 손놓고 있지는 않았다. 교육부는 2012년 상담 치료 지원 등 ‘교권보호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시도교육청이 주도한 ‘학생인권조례’와 충돌하면서 효력을 상실했다. 학생인권을 교권보다 앞세우는 사회분위기와 ‘시끄럽게 만들지 않았으면’ 하는 교내 상층부의 요구 때문에 피해 교사들은 신고를 접는다고 한다. 학생들 간 성폭력은 학교 측이 서면사과 등을 유도하면서 무마하는 사례가 많다.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솜방망이 징계는 다른 학생들에게 처벌을 무서워하지 않도록 하는 학습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교육당국은 학교 내 성폭력을 근절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학교 성폭력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대책과 솜방망이 처벌 때문이다. 현장 조사를 통해 제대로 된 근절책을 마련해야 한다. 성폭력은 발생 후 대처보다 예방이 더 중요하다. 학생들에게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게 아닌, 실효성 있는 성교육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