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가뭄’을 해소하기 위해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18일 대안을 마련했습니다. 순위 결정 방식에 칼을 댄 것입니다. 기존에는 승점이 같을 경우 득점과 실점의 차이(득실차), 다득점, 다승, 승자승, 벌점 순이었습니다. 연맹은 이사회를 통해 다득점과 득실차의 우선 순위를 바꿨습니다. 득점을 높여서 팬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 화끈한 공격축구를 주문했지만 별로 통하지 않자 제도를 바꾼 것입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나 이탈리아 세리에A는 득실차보다 승자승을 우선시합니다. 다득점을 앞세우는 이번 사례는 세계축구사에서 처음 있는 일입니다.
최형창 체육부 기자 |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감독마다 추구하는 스타일이 있는데 다득점을 우선으로 올려놓는다고 갑자기 공격축구를 하진 않을 것”이라며 “K리그를 잘 해보자는 취지는 동감하지만 실효성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하지만 오죽하면 연맹이 이런 제도를 도입했을까요. 허정무 프로축구연맹 부총재는 “팬 입장에서는 골이 들어가야 축구를 보는 맛이 달라진다”면서 “극단적으로 수비에 치중하는 경우 골이 나오지 않는다. 팬을 위해서라도 각성해야 한다”고 질타했습니다.
당장 이 제도 변화로 감독들이 공격 축구를 지향한다고 예단할 수는 없습니다. 감독 각자 추구하는 지도 방식이 있고 선수 구성에 따라 팀 색깔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좀 더 많은 골을 원하는 팬의 기대에 지도자들도 발을 맞출 필요는 있습니다. 축구 커뮤니티에서는 이 사안으로 갑론을박이 한창입니다. 한 팬은 “무득점 경기는 승점 1점도 주기 아깝다”고 합니다. 팬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공격축구’하겠다는 공허한 선언이 아닙니다. 경기장에서 화끈하게 골로 대답하는 모습입니다. 골이 터져야 팬들이 그라운드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프로구단들은 하루빨리 깨닫길 바랍니다.
최형창 체육부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