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경제 talk 톡] 귀신도 모르는 주가라지만

전망 2년 연속 '헛발질'···못믿을 증권사
'
‘주가는 귀신도 모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주가를 예측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말해 주는 격언입니다. 요즘처럼 이 말이 잘 맞아떨어지는 때도 없을 것입니다. 국내 증시는 급등락을 반복하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루 동안에도 코스피 그래프가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습니다. 19일만 해도 1866.76까지 떨어졌다 1889.64까지 오르며 크게 출렁였습니다.

이진경 기자
증권사들은 울상입니다. 지난해 말 여러 가지 분석기술들을 이용해 2016년도 코스피 전망을 내놓았지만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코스피가 전망치를 벗어나 버렸기 때문입니다. 비교적 코스피 하단을 높게 잡았던 증권사들이 난감해진 상황입니다.

삼성증권은 하단 전망치를 1880으로,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1900으로, 메리츠종금증권은 1950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11일 코스피(1894.84)는 1900선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올해 증시 개장 후 6거래일 만에 전망이 줄줄이 빗나간 셈입니다. NH투자증권(1850)과 하나금융투자(1840), 현대증권(1870)도 하단 전망치가 아슬아슬합니다.

당분간 미국 금리인상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 경기 우려도 완화되면서 연초에는 하단이 어느 정도 지지될 것이라는 것이 전망의 근거였습니다. 증권사들은 “중국 증시가 그렇게 급락할 줄, 중동 불안으로 유가가 그렇게 내려갈 줄 어떻게 알겠느냐”며 한숨을 쉽니다. 중국 증시가 개장 첫날 6% 넘게 급락했고, 지난 15일 3000선마저 무너졌습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1월에 급등락하는 장세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라 모든 증권사들이 당황하고 있다”며 “고객 항의도 많이 받고 있고 예상범위를 변경한 곳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전망도 틀렸습니다. ‘상저하고’(상반기 약세·하반기 강세)로 내놓았다가 실제로는 ‘상고하저’로 움직였습니다.

투자자들은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분석과 전망을 바탕으로 투자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귀신도 모르는 주가라지만 분석과 전망이 조금 더 믿음직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