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보육교사가 아동을 때려 학대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최종진 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어린이집 보육교사 A(55·여)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최 판사는 아울러 보육교사의 관리를 소홀히 했단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A씨와 함께 기소된 어린이집 원장 B(73·여)씨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최 판사는 판결문에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가 사건 당일 피해자 C(6)군을 때려 신체적 학대행위를 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수사기관 이래 법정에 이르기까지 C군을 때린 사실이 없다고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며 "공소사실에서 적시하고 있는 사건 발생 시각은 A씨가 어린이집에 출근했을 무렵으로 C군에게 폭행을 행사할 시간적인 여유나 동기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C군의 어머니가 사건 당일 어린이집을 방문했을 때 C군은 다른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놀고 있었다"며 "코피가 날 정도로 폭행을 당했다면 다른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놀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C군의 어머니는 C군이 맞게 된 이유나 피해 상황 등에 대한 정확한 확인 없이 'A씨를 어린이집에서 그만두게 한다'는 B씨의 말을 듣고 집으로 돌아왔다"며 "보육교사에게 폭행을 당해 코피까지 흘린 피해자의 어머니로서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사건에 있어 가장 직접적이고 중요한 증거는 피해자인 C군의 진술"이라며 "C군의 사건 당시 나이가 5세9개월에 불과한 점, 사건 발생 후 25일이 지나서야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은 점, 기억에 변형을 가져올 여지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춰보면 C군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 A씨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 관악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근무하던 A씨는 지난해 1월 C군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화장실로 데리고 들어가 주먹으로 얼굴을 3차례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결과 C군은 사건 당시 상의에 피가 묻어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 결과 C군 상의에서 발견된 혈흔에서는 남성의 DNA형이 검출됐다.
C군의 어머니는 사건이 발생한 지 10일이 지난 뒤 검찰에 고소장을 접수했고, 검찰은 A씨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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