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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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 "중장기 흐름에서 엔화 약세는 끝났다"

한국투자증권은 20일 중장기 흐름에서 엔화의 약세가 끝났다고 진단했다.

박정우 연구원은 "엔 캐리 트레이딩 청산 가능성, 일본은행(BOJ) 정책 수단 제약, 일본 무역수지 개선에 따라 엔화의 강세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엔 캐리 트레이딩의 청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2013년부터 시작된 BOJ의 양적완화 이후 처음으로 시카고 선물거래소 엔화 포지션이 매수로 전환됐고, 엔 캐리 트레이딩의 근원지라고 할 수 있는 일본 거주 외국계 은행간 엔화 차입 규모가 역사적 고점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엔 캐리 트레이딩에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주던 BOJ의 정책수단에 한계가 오고 있다고 봤다.

BOJ는 2014년 이후 연간 80조엔 규모의 양적완화를 실시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현재 BOJ는 총 268조엔의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일본 국채 잔액의 31.5%에 달하는 규모"라며 "현재 80조엔 규모의 양적완화는 일본 연간 국채 발행금액이 35조엔 수준인 것에 비춰 상당히 큰 규모"라고 말했다.

현재 일본 시중은행 국채 보유 비중은 전체 발행잔액의 28.9%로 크게 줄어든 상태다.

박 연구원은 "만약 일본 중앙은행이 추가로 양적완화 규모를 늘리려 한다면 다른 금융기관들은 국채보유 물량을 현격히 줄여야 한다"며 "은행과 보험사들이 현재 추가로 국채 보유물량을 줄이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상태"라고 진단했다.

엔화의 초과 공급(달러화 공급 부족)도 해소되는 상황이다.

한편 엔화 약세 영향으로 일본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2014년 13조엔 규모에서 작년 2조2천억엔 수준으로 크게 감소한 상태다.

박 연구원은 "경상수지 쪽에서 개선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달러화의 공급 부족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엔화 약세를 뒷받침했던 두 축인 무역수지 적자와 양적완화라는 정책 효과가 이제 더 이상 위력을 발휘하기 힘든 국면이 됐다"며 "그렇다면 최근 나타나는 엔화 강세를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장기 흐름에서 엔화의 약세가 끝났다고 보는 것이 옳다"며 "다만 최근의 높아진 시장 변동성이 엔화 강세의 속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올해 우리의 엔/달러 환율에 대한 평균 전망치 118엔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향후 12개월 추이를 놓고 봤을 때 엔/달러 환율은 110엔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