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2명의 지명직 최고위원 카드 가운데 남겨뒀던 한 장을 활용해 안대희 전 대법관을 이 자리에 앉혔다.
김 대표는 여당의 정치적 텃밭인 부산에 출마하려던 안 전 대법관에게 서울 험지 출마를 권유했고, 안 전 대법관은 이를 수용했다. 이에 대한 예우 차원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김 대표는 그럼에도 여전히 "안 전 대법관이 민주적 절차에 의한 경선은 치르게 된다"고 말했다.
또 부산이 지역구였던 문대성 의원도 야당 현역 의원(더불어민주당 박남춘)이 버티고 있는 인천 남동갑에 경선 과정을 거쳐 출마토록 했다.
심지어 김 대표는 '적진'에서 탈당해 건너온 3선의 조경태 의원을 환영하면서도 새누리당의 경선 룰이 적용된다는 원칙을 밝혔다.
예외 없는 경선을 바탕으로 한 상향식 공천을 강조하는 김 대표 식 '인재등용'에 속도가 붙는 분위기다.
이른바 인재영입이라는 명목으로 '꽃가마'를 태워 지역에 내리꽂는 과거 방식과는 절연해야 한다는 게 김 대표가 줄곧 밝혀온 강한 소신이다. 인재영입을 '등용', '발탁', '추천' 등으로 대체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국 각지에서 경선으로 붐을 일으키고 약체로 여겨진 후보가 뜻밖에 선출되는 '다윗과 골리앗'과 같은 승부가 펼쳐지면 흥행몰이에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게 김 대표 측의 구상이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진사회는 제도와 시스템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데 인재영입과 전략공천은 종전의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것"이라면서 "깜찍 흥행은 어렵겠지만 공정사회를 이루는 데 필수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후보자 선출을 경선에만 맡겨 놓는 것은 당의 역할을 포기한 무책임한 행위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치열한 경선 과정에서 당원간 분열을 불러오고, 더욱이 탈락한 후보가 다음 선거를 기약하며 협력하지 않을 경우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서울, 수도권에서는 필패가 우려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수도권 의원은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이 무산된 데 대해서도 아무런 설명이 없었는데 이제는 상향식 공천과 험지출마라는 모순된 얘기를 하고 있다"면서 "천하의 인재를 모아도 모자랄 판에 두 손 놓고 있어 야당에 뒤질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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