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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의 전용 84㎡형 신규 입주 아파트에 세들어 사는 B(40)씨는 6월 전세 만료를 앞두고 집을 구매해야 할지 다시 전세나 월세를 얻어야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B씨는 “2년 사이 전세가가 1억5000만원이나 올랐는데, 그 값을 다 쳐주느니 이 참에 집을 사는 것도 괜찮을 것 같지만 집값 동향이 어떻게 되는지 좀 더 두고 봐야겠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보다 춥다는 동장군이 맹위를 떨친 1월의 전국 아파트 거래 시장도 ‘한파주의보’가 발령된 듯한 모습이다. 2월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의 악재가 투자·거래 심리를 위축시키면서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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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조사 결과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0.02% 오르는 데 그쳐 역시 지난해 12월28일 이후 4주 연속 같은 변동률이었다. 이는 소비자들이 느끼는 심리와 맥이 닿는다. 국토연구원의 전국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지난해 11월 121.6에서 12월 107.9로 급락했다. 이 지수 95∼115는 보합세를 의미한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올겨울은 전체적인 시장 분위기가 위축돼 학군수요와 신혼부부 등에 따른 이사 수요도 실종된 듯하다“며 “가계부채 대책과 금리인상 가능성, 중국의 금융불안 등 악재가 산적해 있어 3월은 돼야 서서히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해 고가 월세 거래는 급증했다. 리얼투데이 분석 결과 지난해 전국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18만2507건으로 2014년 대비 18.4%(2만8383건) 증가했다. 보증금을 제외한 순수 월세만을 기준으로, 월 500만원 이상 고급아파트의 월세 거래량은 1년 전 25건에서 43건으로 늘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