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에 접속했을 때 눈에 띈 것은 저축금액·기간을 입력하면 만기 때 세금을 빼고 받을 수 있는 금액을 자동계산해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주택담보대출도 대출금액 등을 입력하면 상품별로 월평균 상환액이 계산돼 표시됐습니다. 기존에 금융협회별로 하던 공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내용이라 유용했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크게 든 생각은 ‘한눈에’라는 말에 끌려 접속했는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은행들은 대체로 예금상품 3∼5개, 적금 상품 4∼7개를 공시했습니다. 각 은행 홈페이지에 들어가봤더니 은행들은 15∼26개의 예금을 판매 중이었습니다. 적금은 21∼33개였습니다. 공시하는 상품이 은행에서 판매 중인 상품의 대략 20% 수준인 셈이었습니다. 금리가 높은 순서대로 공시가 된 것도 아니라 활용도가 높지 않아 보였습니다.
오현태 경제부 기자 |
판매 중인 상품의 5분의 1 정도만 공시가 되는 것이 ‘금융상품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는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한 은행에서 올린 공시를 보면 자사 홈페이지에서 베스트 상품이라고 소개한 예금 5개 중 공시에 포함된 상품은 1개에 불과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신용등급별 평균금리만 나오는 개인신용대출 공시도 아쉬웠습니다. 각 은행에서는 수십 가지의 대출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대출에 금리가 가장 중요하지만 각자의 상황에 따라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상품도 소개한다면 금융소비자들에게 더 도움이 됐을 것입니다. 갓 걸음을 뗀 ‘금융상품한눈에’가 더 많은 정보를 편리하게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길 기대합니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