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의 목소리엔 힘이 없었다. 정부가 2월부터 시행을 예고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선진화 방안’ 때문에 최근 몇 주일 동안 이 공인중개사는 거래를 한 건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이 관계자는 “매매 수요가 완전히 줄었는데, 그 원인은 2월 대출심사 강화라고 본다. 그게 첫째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옥죄어 오는 아파트 담보대출 규제가 주택 시장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정부가 2월부터 수도권에서 시행 예정인 대출 규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뒤 주택, 특히 아파트 거래 수요가 완전히 증발했다. 주택 소비자인 구매 수요자의 심리도 얼어붙으면서 단기간 내 회복이 어려운 모습이다.
강북 지역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실거주 수요가 많은 노원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작년에는 거래가 많았는데 지금은 전혀 없다”며 “요새 매매가 안 되는 건 금리가 오른다느니, 집값이 떨어질 것 같다느니 하니까 심리가 위축돼서 그렇다”고 진단했다. 인근의 다른 중개사는 “노원은 실거래 수요가 많은데 수요자들이 ‘조금 더 지켜보자’는 방향으로 많이 움직이는 듯하다”고 전했다.
거래 위축이 집값 급락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올해 강남 재건축 이주 등 임차시장의 가격불안이 실수요자의 매매전환 또는 교체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매매시장을 급락으로 속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나기천·이우중 기자 na@segye.com